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올해 가을 들어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이 10년 사이 최악의 유행 가능성을 내다봤다. 하지만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백신 가격과 다양한 백신 종류 탓에 접종을 앞둔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5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주간 보고’를 보면 올해 43주차(10월19~2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1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9명)의 3.5배 수준으로 예년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보건당국은 겨울철 기온 하락과 함께 독감 바이러스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어 최근 10년 내 가장 심각한 유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해 유행하는 독감은 A형 H3N2형이다. 이 독감은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은 A형, B형, C형, D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사람에게 감염되는 건 A형, B형, C형이다. A형은 가장 흔하고 전체 독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의 조합에 따라 H1N1과 H3N2로 구분된다. 

B형은 증상이 비교적 가볍고 전염력도 낮으며 ‘빅토리아형’과 ‘야마가타형’으로 나뉜다. C형은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며 D형은 동물에게만 전염되고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독감 유행 조짐이 뚜렷해지자 예방접종을 서두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종류가 다양하고 의료기관마다 권장하는 제품이 달라 혼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서는 기존의 ‘4가 백신’ 대신 3가 백신이 공급된다. 그동안은 4가 백신(A형 2종 + B형 2종)을 맞았지만 올해부터는 3가 백신(A형 2종 + B형 1종)으로 바뀐다. 야마가타형 바이러스가 최근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백신은 GC녹십자의 ‘지씨플루’,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 보령의 ‘보령플루백신’, 사노피의 ‘박씨그리프’, 일양약품의 ‘일양플루백신’,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PF’ 등이다.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아닌 20대 등 일반 성인은 독감 백신을 보건소나 병·의원에서 자비로 접종해야 하지만 접종 기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 

올해 3가 백신 기준 평균 접종비용은 약 3만8000원이다. 다만 의료기관별로 1만2000원에서 4만 원까지 차이가 나며 일부 병·의원에서는 4가 백신 접종 시 이보다 더 비싸다.

가격이 이렇게 들쭉날쭉한 이유는 독감 백신이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의료기관이 자유롭게 가격을 정할 수 있어 병원마다 백신 접종비를 다르게 책정한다.

물론 백신 비용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병·의원마다 다른 접종비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건강e음’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환자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공급 단가와 유통비용, 인건비가 제각각이라 통일된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가격 차이가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라면서도 “면역 효과는 백신 간 큰 차이가 없으니 대유행으로 번지기 전에 미리 백신을 맞는데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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