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 후 예상 조감도 [출처=인창개발]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 후 예상 조감도 [출처=인창개발]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공장 부지를 재개발하는 6조원대 대형 프로젝트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초 지식산업센터로 계획됐던 일부 부지가 아파트 단지로 전환될 전망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인창개발은 최근 강서구청에 CJ 부지 개발사업 1~3블록 중 3블록의 용도를 지산에서 공동주택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블록은 총 연면적 35만5694㎡ 규모로, 이 중 83%에 해당하는 29만4796㎡를 아파트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용적률과 부지 면적을 감안할 때 약 1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단지명에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이미 착공이 이뤄졌기에 서울시와 강서구청의 용도 변경 승인이 다시 필요하다. 인창개발은 이르면 내년 7월 용도 변경 절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은 가양동 92-1번지 일대 9만3686㎡ 부지를 3개 블록으로 나눠, 지하 7층~지상 14층 규모의 업무·상업시설과 지산(총 연면적 76만4382㎡)으로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강남 삼성동 코엑스의 1.7배에 달하는 대규모 면적이며,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과 직접 연결돼 주목을 받아왔다.

인창개발이 시행을 맡았으며, 지분은 현대건설이 60%, 인창개발이 40% 보유했다. 두 회사는 지난 2019년 말 1조501억원에 부지를 매입한 이후 2024년 12월 KB증권을 주관사로 2조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받았다. 착공은 코로나19로 지연됐지만, 지난 2월 현대건설이 인창개발과 1조6266억원 규모 시공 계약을 체결하고 3월 착공계를 제출하며 본격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용도 변경의 배경으로 지산 시장의 공실률 상승과 수익성 악화를 꼽는다. 최근 지산의 공실 증가로 감정가가 하락해 금융권의 대출 여력이 줄었고, 중도금이나 잔금 대출이 막혀 주거용 개발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도심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도 맞물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창개발도 대주단에 보낸 공문에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에 부응하고, PF 대출 상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변화는 단순한 사업 구조 조정이 아닌 시장 상황과 정부 정책을 반영한 전략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용도 변경이 승인될 경우, 가양동 일대가 강서구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