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출처=한국거래소]](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290_704306_4718.jpg)
한국 증시가 2025년부터 장기 대세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도주는 반도체다.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실적 반등,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달러 약세 등 복합적 호재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오는 2028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7500p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2025년은 한국 증시의 세 번째 장기 강세장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며 “1985년과 2003년에 이어 2025년은 또 하나의 대세 상승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 사례를 보면 과거 두 차례 상승장은 3년 이상 지속됐다”며 “이번 상승장은 구조적 요인이 뒷받침되며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스피가 2026년 5000포인트, 2028년 7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장기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핵심은 반도체다. 김 센터장은 “2026년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401조원으로 추정되며 이 중 74조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나올 것”이라며 “이는 전체 증가분 107조원 중 70%에 달하는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반도체 실적을 2027년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익의 고점도 2027년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됐다. 그는 “내년 하반기 엔비디아가 루빈(Rubin) GPU를 출시하면 HBM4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해당 기술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두 기업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중심에 설 것이란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또 한국 증시의 현 밸류에이션이 아시아 평균 대비 60%, 일본 대비 20% 이상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 약세 국면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면 저평가 해소를 통한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290_704304_4451.jpg)
이어진 세션 토론에서는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할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속 가능한 상승을 위해선 단순한 밸류에이션 회복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익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논의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25%) 제도를 언급하며 “대주주의 배당 확대를 유도해 소액주주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 센터장은 “정책이 도입되더라도 기업이 실제 배당을 늘리지 않는다면 기대만으로는 시장 밸류에이션 회복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기업의 해외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해외 투자 유출을 막기 위해선 국내 투자에 유리한 세제 혜택과 산업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센터장은 “세계 경제는 국가가 산업정책과 금융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국가자본주의’ 시대로 전환 중”이라며 “한국도 반도체, 에너지, AI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개혁 없이 경쟁력 제고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첨단산업의 연구개발(R&D) 자율성을 침해하는 현행 규제는 오히려 ‘혁신을 억제하는 규제’가 되고 있다”며 “기업이 자유롭게 기술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규제 체계부터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인 투자자 소통(IR)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센터장은 현재 증시 상승세에 대해 “이익이 뒷받침되는 건전한 흐름”이라면서도 신용융자 잔고와 레버리지 ETF 등 과열 지표에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반도체 이익 정점을 2027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점이 증시 고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황 센터장은 장기 보유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부동산처럼 장기 보유 시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를 주식시장에도 도입해야 한다”며 “국내 주식의 장기 보유를 유도하면 유동성과 안정성 모두 제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계기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 확대와 거래시간 연장,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증권시장 평가 및 발전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세션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290_704302_43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