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는 2만 4,000 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출처=HMM]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는 2만 4,000 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출처=HMM]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의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의 보호관세 본격화와 해운 운임 급락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모습이다.

다만 비용 효율화와 특수화물 위주 영업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가까스로 지켜냈다.

HMM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064억원, 영업이익 2968억원, 당기순이익 3038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3조5520억원에서 24% 줄었고, 영업이익은 1조4613억원의 약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컨테이너선 시황이 정점 대비 크게 꺾인 데다, 미주노선 물동량 위축이 겹친 결과다.

해운 운임 지표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을 대표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분기 평균 1481포인트로, 지난해 3분기 평균 3082포인트보다 52%나 낮다.

지난해 3분기에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앞두고 화주들이 선제적으로 화물을 밀어내며 물동량이 앞당겨졌지만, 올해는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서 미주 노선 수요가 꺾였다. HMM에 핵심 항로인 미 서안·동안 해상운임도 각각 69%, 63% 급락했다.

그럼에도 3분기 영업이익률은 11%를 기록해 글로벌 경쟁 선사들 대비 상위권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7% 늘었다. 운임 급락에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체질은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절대 이익 규모가 빠르게 줄어든 점은 부담으로 남는다.

시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통상 연말은 컨테이너선 비수기로 분류되는 데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글로벌 공급과잉이 겹치며 운임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HMM은 비용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하락 국면을 버틴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항로별 기항지와 투입 선박을 조정해 운항 효율을 끌어올리고, 냉동화물·대형화물 등 고수익 특수화물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구간은 구조조정하고, 신규 유망 노선 개척을 병행해 수익성을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HMM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은 해운 시황 급변과 관세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며 "운항 효율화 및 고수익 화물 확대 등을 통해 변동성이 큰 시황에서도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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