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전경. [출처=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전경. [출처=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이 내년부터 VIP 등급 기준을 기존 4000달러에서 8000달러로 상향하면서 충성 고객들의 불만이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새 제도가 올해 실적부터 소급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기존 고객에 대한 불이익”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내부 안내를 통해 오는 2026년부터 새로운 멤버십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VIP 등급은 ‘2년간 80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에게만 부여되며, 기존 1년 기준 4000달러 체계는 폐지된다. 기존 VIP 고객은 ‘블랙’ 등급으로 유지된다.

문제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소급 적용되는 형태로 인식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신세계면세점 고객은 “올해 VIP 목표로 4000달러를 채웠는데 기준이 바뀌면서 무효가 됐다”며 “두 달을 남기고 갑자기 기준을 두 배로 올리는 건 신뢰를 저버리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EBN과의 통화에서 “이번 멤버십 개편의 핵심은 등급 산정 기준을 1년 실적에서 2년 누적 실적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조정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1년 안에 4000달러를 채워야 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해외 출국을 5회 이상 해야 하는 등 현실적 제약이 있었다”며 “2년 동안 8000달러를 누적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보다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조정은 경쟁사인 롯데, 신라면세점이 이미 운영 중인 2년 누적제와 동일한 구조로 국내외 면세 업계의 흐름에 맞춘 글로벌 스탠다드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 고객들이 안내 시점이 늦었다는 지적은 겸허히 수용한다”며 “내부적으로 여러 이슈가 겹쳐 시기가 다소 늦어진 점은 인정하지만, 향후에는 사전 안내를 강화하고 고객 혼란이 없도록 운영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 VIP 등급 외에도 ‘S.VIP’ 등급을 새로 신설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구매율이 높은 고객에게 부가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구체적인 혜택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확정 후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의 멤버십 구조는 실버·골드·블랙·VIP·S.VIP의 5단계로 재편된다. 할인율은 기존(10~20%) 수준을 유지하지만, 상위 등급 진입 기준은 대폭 상향됐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이미 4000달러를 채운 고객에게 소급 적용된다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약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충성 고객층의 불만이 확산되면 브랜드 신뢰에 장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8000달러 기준은 명품 구매가 아니면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다”며 “결국 ‘헤비 스펜더(Heavy Spender)’ 중심의 고객 재편 전략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끝으로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고객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현실적인 기준으로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기존 고객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세부 운영 방안을 면밀히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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