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 2% 넘게 급등.[출처=연합뉴스]
뉴욕 유가, 2% 넘게 급등.[출처=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 원유 수출이 멈춰서며 국제 유가가 2% 넘게 급등한 데 이어, 비트코인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 속 6개월 만에 9만5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뉴욕증시 역시 기술주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나스닥은 반등했지만, 다우와 S&P500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방위로 흔들리는 국제 시장이 향후 연준의 금리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변수와 맞물리며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 시장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 뉴욕 유가, 2% 넘게 급등…우크라 드론 공격에 러 흑해 원유 수출 차질

뉴욕 유가가 2% 이상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노보로시스크 항만에서 수출 차질이 발생하면서다.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40달러(2.39%) 오른 배럴당 6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60달러선을 다시 회복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만을 드론으로 공격해 정박 중이던 선박과 아파트 건물, 원유 저장 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고, 선원 3명이 부상을 당했다.

하루 약 220만 배럴, 전 세계 공급량의 2%에 달하는 원유를 수출하는 노보로시스크 항만은 공격 이후 원유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이번 공격은 러시아 터미널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으며, 이전 사례보다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분석가도 "공격의 강도가 높아졌고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결국 원유 시장에 지속적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지역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WTI는 이번 주 들어 배럴당 0.34달러(0.57%) 상승하며 3주 만에 주간 기준 상승세로 돌아섰다.

◆ 비트코인, 6개월 만에 9만5천달러선 붕괴…24시간 새 3% 하락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6개월 만에 9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2시(서부시간 오전 11시) 기준 9만4900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약 3%, 일주일 전 대비 약 7%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6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2만6210.5달러와 비교하면 약 25% 떨어진 가격으로, 비트코인이 9만5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초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의 이어지는 약세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매도세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자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이다.

비트코인과 함께 이더리움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더리움은 이날 오전 7시40분께 3068달러까지 떨어지며 1주일래 최저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다소 회복해 오후 2시 기준 3214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 관련 주가도 약세였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오후 2시 기준 4% 넘게 하락했고, 거래 플랫폼 벌리시 주가는 5%대 약세를 나타냈다. 코인베이스는 장 초반 5% 가까이 밀렸다가 이후 상승 전환해, 같은 시각 전일 종가 대비 약 1% 높은 수준으로 거래됐다.

◆ 뉴욕증시 혼조...기술주 저가매수에 나스닥 소폭 상승

뉴욕증시는 14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고평가 논란 속 최근 낙폭이 컸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종목들이 반등을 시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09.74포인트(-0.65%) 내린 47,147.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38포인트(-0.05%) 하락한 6,734.11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0.23포인트(0.13%) 상승한 22,900.59로 마감하며 강보합세를 보였다.

AI(인공지능)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으로 전날 약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이날도 개장 직후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장 초반 저가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며 지수는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고, 특히 3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보였던 나스닥은 강세 전환에 성공했다.

엔비디아(1.77%)와 마이크로소프트(1.37%) 등 AI 대표 종목이 반등장을 주도했다. 팰런티어(1.09%), 오라클(2.43%) 등 최근 매도 압력이 컸던 다른 AI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월가에서는 'AI 거품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최근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칩의 사용 가능 연한을 실제보다 길게 평가해 이익을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9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AI 거품 논란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딕슨 리서치·퀀트전략 수장은 "다음 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대형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실적이 실망스럽다면 (주가에) 징벌이 뒤따를 수 있겠지만, 오늘 봤던 것처럼 저가 매수세가 바로 유입돼 상황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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