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 [출처=한화오션 ]](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094_705270_158.jpeg)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가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돼 마스가 프로젝트의 실행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투자 전략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한화와 HD현대 등 대형 조선·방산 그룹이 총 26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놓고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잠수함 등 방산 플랫폼 강화에 나서며 국내 조선업의 체질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공동 건조·기술 협력은 물론 MRO(정비·유지·보수) 사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생산기반 고도화가 산업 전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팩트시트를 통해 조선 분야에 있어 △정비·훈련·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복원 프로젝트 △한국 내 미군·상선 건조 가능성 검토 △민수·군수 조선 협력 확대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업 재건에 있어 한국 조선사의 역할을 제도적 틀 안에서 명문화한 셈으로, 업계에서는 "마스가의 실행력과 사업 범위가 전면적으로 강화되는 계기"라고 평가한다.
그간 개별 기업 중심으로 추진되던 협력이 양국 간 공식 협의체를 통해 관리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투자 방향 역시 장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정렬되는 흐름이다.
HD현대는 1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핵심은 전남 대불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AI 조선기술 실증센터와 스마트 조선소다.
설계 자동화, 공정 데이터 통합, 로봇 기반 생산 체계, 원격·무인 장비 운영 등 조선소 전 공정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미국 공동 건조와 조선소 현대화 사업에서 요구되는 고난도 설계·생산 역량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로봇·건설기계·재생에너지 분야에 8조원을 추가 투입해 디지털 전환 및 제조 혁신을 동시에 강화한다.
한화는 1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고 방산·조선 부문의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를 중심으로 잠수함·군함 등 방산 선박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체계에 지방 중소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를 연계해 지역 기반 공급망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를 미국 내 상선·군수선 건조 거점으로 육성하고, 거제조선소의 기술력을 현지로 이전해 장기적 생산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미국 측 군수 수요가 증가할 경우 한화의 방산·MRO 플랫폼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필리조선소가 수주한 선박의 설계와 블록 제작 등 일부를 한국에서 담당하도록 해 국내 기자재 업체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조선업의 기술·사업 포트폴리오가 'AI 스마트·방산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마스가는 단순 미국향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내 조선 생산기반 전체를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라며 "각사별 전략이 확장되며 K-조선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결정짓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