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가 ‘실적 쇼크’에 흔들리고 있다.[출처=픽사베이]
국내 항공사가 ‘실적 쇼크’에 흔들리고 있다.[출처=픽사베이]

여행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3분기에도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은 정반대의 ‘실적 쇼크’를 맞았다.일본·동남아 단거리 노선에 집중된 과도한 공급 경쟁이 수익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며 주가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제선 여객은 2400만480명으로 분기 기준 역대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수치다.

여객 증가와 달리 주요 항공사의 실적은 일제히 악화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3763억원으로 39% 감소했고, 매출도 4조85억원으로 6%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1757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실적 부진은 더 심각하다. 제주항공은 영업손실 550억원을 기록했고, 티웨이항공은 955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진에어도 22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항공사의 주가 역시 하락했다. 최근 한 달 기준 코스피는 9.09% 상승했지만, 대한항공(–3.36%), 아시아나항공(–6.18%), 제주항공(–11.22%), 티웨이항공(–10.54%) 등 항공주는 대부분 약세다.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은 단거리 노선 중심의 운임경쟁이다. 엔데믹 이후 항공사들이 일본·동남아 노선에 일제히 증편을 단행하며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고, 여름 성수기 이후 일본 대지진설 확산과 엔화 강세가 겹치며 수요가 둔화되자 운임 할인 경쟁이 가속됐다.

고환율도 수익성을 크게 훼손했다.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388원으로 전년 대비 상승해 임차료·정비비·유류비 등 달러 결제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인건비 상승, 추석 연휴 이연, 미국 입국 규정 강화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주 지역의 여객·상용 수요 둔화 역시 단기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화물 부문도 관세 리스크 확대를 반영하며 성장세가 둔화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화물 매출은 1조6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31억원 감소했다.

업계는 단거리 중심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비용 부담을 높였고 특가 경쟁으로 운임이 낮아져 수익성 방어에 어려운 상황이다”며 “연말 성수기 4분기 단독노선 운항과 유연한 노선 운항 등 각 항공사 운영 전략에 실적이 갈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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