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동계기간 근거리 노선 중심의 운영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출처=각 항공사]
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동계기간 근거리 노선 중심의 운영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출처=각 항공사]

국내 항공사들이 동계기간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한때 차별화 전략으로 꼽혔던 장거리 노선은 고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지며 사실상 외면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항공사들의 신청한 동계기간 국제선 248개 노선에서 최대 주 4973회 운항을 확정했다. 지난해 동계 기간(최대 4897회)보다 76회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계(4980회)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주요 국적 항공사들은 동계 운항 스케줄에서 일본·베트남·대만 등 노선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동계기간과 같이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확대 찾을 수 없다. 팬데믹 회복 이후 급증한 공급이 수요 둔화와 맞물리며 장거리 수익성이 악화되면서다. 항공사들이 동남아·일본 등 근거리 노선 중심의 운영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우선 고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 항공사들은 유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리스료·정비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높아졌다. 여기에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일부 항로 우회가 불가피해지면서 장거리 운항 효율도 떨어졌다.

업계 성수기임에도 3분기 실적은 악화됐다.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2% 감소했다. 매출은 4조85억원으로 6%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 급감한 760억원으로 집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예외가 아니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225억원 기록했다. 제주항공 등 다른 LCC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다.

결국 운항 거리가 짧고 회전율이 높은 일본·동남아 노선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은 인천과 부산을 중심으로 푸꾸옥·다낭·후쿠오카 등 노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노선의 경우 전 노선 탑승률이 높아 단기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거리 노선의 공급 확대가 운임 경쟁을 한 층 더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3분기 항공사들의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운임 인하 경쟁이 지목됐다. 항공기 도입으로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는 정체되면서 운임 단가 하락 압력이 커져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탑승률을 높이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지속되고 있다”며 “기내 판매 확대, 유연한 노선 운영 등 부가수익과 효율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지 않으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