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 [출처=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스마트폰·노트북 등 정보기술(IT) 완제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자기기 가격이 본격적으로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9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D램 계약 가격이 전년 대비 75%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D램과 낸드 플래시 계약 가격은 내년에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스마트폰 부품비가 올해보다 5~7%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하량 전망도 조정됐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을 기존 12억3000만대에서 12억1800만대로 하향했다.

하나증권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세트 업체들이 저가 모델의 생산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메모리 가격이 2026년에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존에 마진이 낮았던 제품들의 단종이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공개할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뿐 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모듈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도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서다.

애플도 내년 신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TSMC는 애플에 칩 공급가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조사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부품 단가 상승 압박이 심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HBM3 D램 [출처=SK하이닉스]
HBM3 D램 [출처=SK하이닉스]

노트북 가격도 인상이 예고됐다.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노트북 제조원가에서 D램과 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18%에서 내년에는 2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부 대만 PC업체는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 전망치를 올해 대비 1.7% 증가에서 감소, 노트북 생산량도 0.1%증가에서 2.4% 감소로 하향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폭증으로 업체들의 증설이 대부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라인에 집중되면서 D램·낸드 공급의 빠른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최종 소비자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