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내부 구조 [출처=AMD]](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791_706135_2924.png)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0단 이상 초고적층 제품 구현을 위해서는 양사 모두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16단 구현 방식을 두고 기술적 이견을 보이고 있는 두 기업이지만, 물리적 한계가 명확한 20단 고지에서는 결국 동일한 기술적 해법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만드는 제품으로, 패키징(칩을 쌓는) 방식이 핵심 기술력으로 지목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 사이를 연결하던 ‘범프’를 없애고, 칩끼리 직접 이어 붙이는 기술이다. 범프를 쓰지 않기 때문에 HBM의 패키지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패키징 기술로 각각 TC-NCF(열압착 비전도성 접착필름)와 MR-MUF(대량칩 접합 몰딩)를 사용하고 있다. TC-NCF는 D램 칩 사이에 얇은 절연 필름(NCF)을 끼워 넣고, 열과 압력을 가해 접착시키다. MR-MUF는 칩들을 한꺼번에 쌓아서 가접합한 뒤 그 사이 빈 공간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해 굳힌다.
24일 테크인사이츠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TC-NCF 기술로는 16층이 어려운 상황인 반면,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MR-MUF 방법은 16단에서도 적용 가능한 게 현재 상황”이라며 “다만 두 회사 모두 20단에서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6단 제품에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을 시도하는 가운데, 양사 모두 20단부턴 하이브리드 본딩을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향후 △HBM4는 12단, 16단 △HBM4E는 12단, 16단, 20단, △HBM5는 16단, 20단, 24단 제품으로 나뉘어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HBM3E와 HBM4. [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791_706136_3042.jpg)
그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수가 되는 배경에 대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패키지 표준을 가리켰다.
HBM 패키지의 높이는 HBM3(720㎛), HBM3E(725㎛)를 거쳐 HBM4에서 775㎛로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이 공간 안에 컨트롤러 다이와 D램 코어 다이를 20단까지 쌓아 올리는 것은 기존 공정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칩을 얇게 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워페이지(휨 현상)’와 ‘마이크로 보이드(미세 기포)’ 등의 결함을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12단 적층까지는 삼성과 하이닉스 양사 모두 충분히 가능한데, 16단부터는 두 회사의 방법에 따라 가능 할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며 “삼성전자는 TC-NCF를 활용한 백엔드 공정 이용시에 12단 적층의 HBM4나 HBM4E는 가능하나 16단 적층 또는 20단 적층의 경우에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활용한 갭리스 구조(Gapless Structure)를 적용하려고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기술적 한계에 먼저 맞닥뜨리면서 16단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을 서두른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4는 아니지만 HBM4E에선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어렵지만 그만큼 엄청난 리소스를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6단까지는 기존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드밴스드 MR-MU는 MR-MUF에서 ‘칩 제어 기술’과 ‘신규 보호재’를 추가해 휘워짐 현상과 열 방출을 개선한 패키징 기술이다.
앞선 테크인사이츠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16단까지는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 없이 어드밴스드 MR-MUF로 HBM4 및 HBM4E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20단을 적층하는 HBM4E 또는 HBM5에서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