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TC의 낸드플래시. [출처=YMTC]
YMTC의 낸드플래시. [출처=YMTC]

미국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이 낸드·D램·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요 메모리 제품군에서 기술력과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자국 반도체 사용을 장려한 중국 정부의 우대 정책이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 낸드 최대 업체인 YMTC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기업 중 매출 증가율 1위(145.2%)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 조사에서도 YMTC는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 점유율(출하량 기준)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고 3분기에는 13%까지 상승하며 글로벌 4위 기업인 마이크론에 근접했다. YMTC는 내년 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우한 지역에서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현재 진행 중인 투자가 완료되면 글로벌 공급량의 약 20%를 YMTC가 차지하게 된다"며 "이는 키옥시아를 넘어 SK하이닉스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YMTC가 올해 2월 양산을 시작한 신형 낸드는 약 270단으로 삼성전자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YMTC가 128단에서 270단 낸드로 도약한 기간은 삼성전자가 128단에서 286단을 양산하는 데 걸린 기간보다 1년 이상 짧다. YMTC는 타사가 아직 채택하지 않은 제조비 절감 방식도 빠르게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측면에서도 해외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테크인사이츠 분석에 따르면 중국산 낸드는 경쟁사 제품 대비 10~20%가량 저렴한 것으로 파악된다.

CXMT 허페이 본사 전경. [출처=CXMT]
CXMT 허페이 본사 전경. [출처=CXMT]

D램 최대 업체 CXMT 역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CXMT의 D램 점유율은 올해 3분기 기준 8%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PC·스마트폰용 범용 제품 생산을 중심으로 중국 내 점유율은 약 40%에 이른다. CXMT는 DDR4를 경쟁사 대비 약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수요 확대도 성장세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2억8600만대로 전 세계의 23%를 차지했다.

중국산 메모리 채택 비율이 높아질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업의 점유율과 수익성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중국 메모리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미국 규제로 장비를 충분히 들여오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수율이 오르고 있는 만큼 해외 채택 증가는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HBM에서는 기술 격차가 드러난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HBM 자립에도 본격 속도를 내고 있지만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업체가 6세대 제품 단계인 반면 CXMT는 3세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닛케이는 "기술적으로 약 5년의 격차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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