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안팎을 지속가면서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500원 돌파 경계감이 짙어지는 가운데 외화 조달 난이도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약 50원 정도 상승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외화 유동성도 저하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5.8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지난해 말 대비 하락세가 짙다. 지난해 말도 계엄 사태와 관세협상 이슈로 환율이 높던 시기였지만 그 당시보다지표가 더 안좋아졌다. 

시중은행들 중에서 외화 유동성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은 3분기 말 외화 LCR이 175.11%로 전년 말  203.22% 대비 28.11%p 하락했다. 외환은행 인수를 기반으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00%대 외화 LCR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역사적 전고점 수준의 환율로 인해 유동성 하락은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

외화 확보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의 3분기 고유동성자산은 107억6642만 달러로 작년 말 대비 7억6642만 달러 증가했지만 외화 순현금유출이 더 커지면서 비율이 하락했다.

외화 LCR은 은행의 외화유동성 충격 대응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30일간 은행이 순외화 유출에 대비해 쌓아 둬야 하는 자산을 나타낸다. LCR이 높을수록 고유동성 외화 자산이 많다는 뜻이다.

현재 외화LCR 규제 비율은 80%로 5대 시중은행이 모두 규제 수준을 웃돌고 있지만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은행권 외화 건전성 관리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3분기 말 외화 LCR이 143.40%로 같은 기간 11.43%p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157.62%로 7.02%p 떨어져 가장 낙폭이 적었다. 우리은행은 138.96%로, 지난해 말 대비 45.33%p 급감했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을 원화로 환산할 때 규모가 커지고 더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면 자본비율에 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또 은행 외화부채의 환산손실이 극대화돼 재무구조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환당국의 개입성 발언으로 환율 상단은 억제되는 모습이지만 국내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적 요인때문에 고환율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미국이 최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외환시장 안정' 합의를 명문화하면서 환율은 안정화되는 듯 했지만 여전히 구조적 요인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권도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유동성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때부터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외화 조달 구조의 안정성이 유의하면서 유동성은 문제 없는 상황이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