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육계(닭고기) 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었지만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는 “원가 절감 효과가 충분했음에도 가격을 올린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가격 구조 투명성 제고를 요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9일 “주요 7개 치킨 프랜차이즈(BHC,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처갓집양념치킨, 네네치킨, 페리카나치킨)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소비자 판매가격은 오히려 인상됐다”고 밝혔다. 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프랜차이즈 납품용 육계 가격은 2023년 대비 평균 7.7% 떨어졌다. 같은 기간 네네치킨의 매출원가는 17.9%, 굽네치킨과 BHC는 각각 11.8%, 9.5% 감소해 원가 절감 폭이 컸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각종 메뉴 가격을 인상하며 원가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배달비와 임차료, 인건비 등 기타 비용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항변이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는 “메뉴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이라며 “원가 상승을 이유로 한 인상 명분은 희박해졌다”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가격 체계의 불투명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중가격제(자율가격제)를 운영하면서도 가격 구조, 적용 기준, 차액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있으며, 권장소비자가격조차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의회는 “구매 방식에 따른 가격 차이를 명확히 안내하지 않는다면 소비자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책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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