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927_706316_63.jpeg)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실패하면서 연말 대출 창구가 빠르게 잠기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총량 목표를 이미 크게 넘어선 데다, 신용대출까지 급증하면서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긴급 제한에 들어갔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들어 11월 20일까지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은 7조8953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금융당국에 제출했던 연간 증가 목표 5조9493억원의 32.7%를 초과한 수치다. 6·27 대책 이후 당국이 하반기 총량 목표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제 증가 속도는 이를 뛰어넘었다.
은행별로는 모두 자체 목표를 초과한 상태다. 초과율은 9.3%에서 59.5%까지 분포한다. 다만 5대 은행 기준으로는 NH농협은행만 증가액 1조8000억원이 목표 2조1200억원에 못 미쳐 일부 여유가 있다.
10·15 대책 이전 계약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실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부동산 계약금이나 증시 투자 자금으로 신용대출 수요까지 늘어난 점이 총량 초과의 주요 요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로 대출 여력이 부족해지자 신용대출로 우회하는 흐름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주요 은행들은 줄줄이 대출 제한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22일부터 비대면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했고, 타행 대환대출과 KB스타 신용대출 1·2 상품도 판매를 멈췄다. 영업점 주담대 접수도 24일부터 올해 실행분은 받지 않는다. 하나은행도 25일부터 올해 실행분에 한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차단할 계획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가계대출 중단 조치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은 연말 비수기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타행 규제로 수요가 쏠릴 경우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영업점 주담대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비대면 신용대출 차단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 조치에도 가계대출은 오히려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월 20일 기준 769조273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6519억원이 증가했다. 이미 10월 전체 증가 폭인 2조5270억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이달 1조1062억원으로 전월 1조6613억원보다 적었지만 일평균 증가 속도는 더 빨랐다. 신용대출은 1조3843억원 늘어, 월말까지 열흘 이상 남은 상황에서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