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해외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출처=각 사]
올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해외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출처=각 사]

올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해외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은행이 해외 순이익 4605억원으로 독주 체제를 굳힌 가운데,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빠졌던 KB국민은행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주요 해외법인의 부진으로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해외법인 순이익은 약 7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도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해외법인 10곳에서 총 460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4대 은행 전체 해외 순익의 65%를 차지했다. 일본·베트남 등 핵심 시장이 안정적으로 뒷받침한 결과다.

일본법인 SBJ은행은 기업대출 중심의 외형성장으로 이자마진이 개선되며 누적 순이익 13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 법인은 전년 대비 7.3% 감소한 1925억원을 냈지만 해외법인 중 최대 이익 규모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 누적 글로벌 순이익 비중이 18.9%에 달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본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글로벌 영업전략을 강화해 올해 글로벌 이익 비중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해외사업에서 의미 있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13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 3분기 누적 90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캄보디아 법인의 실적이 전년보다 67.4% 증가하며 개선세를 견인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는 부실자산 정리 및 충당금 부담 완화로 순손실을 278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줄였다.

KB국민은행 측은 "인도네시아 법인은 비용구조 개선을 마무리한 만큼 리테일·SME 중심의 선별적 확장을 통해 현지 우량은행과 경쟁 가능한 단계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해외 순익이 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98% 감소했다. 러시아 법인이 루블화 급등 영향으로 172억원 적자를 기록해 실적을 끌어내렸다. 북미 지역 3개 법인의 순이익이 작년 143억원에서 올해 244억원 수준으로 개선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말 지속적인 대출자산 성장을 통한 기초체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역시 해외 순익이 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55.61% 감소했다. 중국우리은행은 지난해 176억원 흑자에서 올해 95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459억원 흑자에서 529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6월 발생한 1000억원대 외부인 금융사기 사건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하며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국가별 규제·경제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구조"라며 "신흥국 중심의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현지화 전략과 건전성 관리의 균형이 향후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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