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신규접수를 중단하면서 '대출 대란'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161_706610_1546.jpeg)
연말 주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신규접수를 중단하면서 '대출 대란' 사태가 벌어졌다.
실수요자들은 대출 창구가 완전히 닫히기 전에 서둘러 인터넷은행으로 몰리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에서도 하루 한도가 1시간 여만에 소진되는 상황이 반복되며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총량규제 여파가 주담대 '선착순 경쟁'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대면 신규 접수를 잠정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전날부터 비대면과 영업점을 포함한 모든 채널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신규 접수를 멈췄다.
신한·우리·농협은행은 아직 빗장을 잠그지 않았으나 쏠림 현상을 감안할 때 추가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 수요는 자연스럽게 비대면 접근성이 우수한 인터넷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주담대 신청이 폭증하며 일일 한도가 조기 소진되는 현상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0·15 대책을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 한때 중단했던 주택 관련 대출을 지난 18일부터 재개했지만, 매일 오전 6시 신청을 열면 1~2시간 안에 한도가 바닥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역시 자체 설정한 일일 한도에 도달하면 접수가 중단되는데 하루 단위로 접속 제한이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대출 고객이 몰리는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다. 이들은 "가계대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난처해 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는 데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까지 맞춰야 해 규제 여력이 더욱 제한적이다. 트래픽 집중에 따른 리스크 부담과 고객 불만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연말 대출 대란 사태는 금융당국이 은행에 적용하는 총량관리 영향이 크다. 당국은 급격히 불어나는 가계대출의 위험성과 부동산시장을 막기 위해 올해 더 강력한 총량관리 한도를 제시했다.
총량을 초과해 대출을 늘릴 경우 내년도 가계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페널티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이를 지키기 위해 빗장을 잠글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연말 '대출절벽'으로 실수요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제한된 일일 한도 안에서 사실상 '로또 경쟁'이 벌어지는 현실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한 은행들의 대출 차단으로 문이 열린 곳에 쏠림이 반복되고 있다"며 "올해는 그 강도가 지난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