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레이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출처=각 사]
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레이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출처=각 사]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들이 후임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과 건전성 측면에서 현 회장들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권 교체기에 반복됐던 대규모 물갈이 전례가 변수로 남아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혁신 요구를 강화하는 흐름도 인선 과정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1차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추리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달 초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가장 일찍 승계 작업을 시작한 신한금융지주는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 1명을 추천한다. BNK금융은 지난 6일 선정한 롱리스트 7명을 심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현재는 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9월부터 후보 검증을 시작해 최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외부 인사 등 총 4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진 회장은 2022년 당시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을 제치고 신임 회장으로 올라섰다. 일단 실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4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76%로 직전 분기 대비 0.05%p 하락하는 등 건전성 방어에도 성공했다. 

해외사업에서도 다른 금융지주들 대비 성과가 압도적이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글로벌 손익은 65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4% 증가했다. 

현 정권과 가깝다는 점도 진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는다. 진 회장은 이재명 정부의 취약계층 정책, 국민성장펀드 행사 등에 참석해 적극 발언하면서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연임을 통해 현 정권과 시너지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일교포 주주들의 신임도 두텁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장 등 현지에서 입지를 오랜 기간 다져왔다. 

물론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정 행장은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 1년 연임하던 관례를 깨고 2년 임기를 부여받는 등 리더 후보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대항마 없는 임종룡 회장·견고한 내부 지지기반 빈대인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임 회장은 전임 회장 부당대출 사건을 적절히 봉합하고 보험사, 증권사 인수를 통해 우리금융의 숙원이었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는데 성공했다. 취임 후 주가가 약 120% 상승하는 등 밸류업(기업가치제고) 노력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이재명 정권 초반에는 임 회장이 보수정당이이 집권했던 시기에 주요 요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그의 용퇴 가능성을 높게 보기도 했지만 기류가 변한 상황이다. 

임 회장과 경쟁할 만한 내부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올해 초 행장에 선임됐고 시중은행장들 중에서도 나이가 가장 어리다.

사실상 그룹 경영 전반에 걸친 경험과 정무적 조정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직까지는 임 회장 외에는 부족하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임 회장 연임으로 경영 연속성을 가져가면서 임 회장의 임기 내 새로운 리더십을 육성해야한다. 

특히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를 모범 사례로 들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 5월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선진화 성과와 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지배구조 모범사례로 우리금융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CEO가 3연임에 도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부 규정을 갖추고 있다.

임 회장은 3연임이 아니어서 해당 규정에 적용받지는 않지만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장치를 자율적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는다.  

금융당국이 이전 정권에서처럼 특정 회장을 겨냥해 강하게 압박하는 움직임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조직 안정과 실무 전문성을 중시하는 기류가 관측된다.

물론 정권 초기인 만큼 정권의 입김이 작용할 변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에는 당시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교체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비판과 압박 속에 일부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거나 중도 사퇴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장기 연임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 기조가 작용한 결과다.

BNK금융은 빈대인 회장이 조직 내부 지지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BNK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770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빈 회장 취임 후 건전성을 빠르게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빈 회장은 부산은행 출신으로 내부 상황에 정통하고 BNK의 체질 개선과 밸류업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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