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이 퇴직연금 고객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출처=연합]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이 퇴직연금 고객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출처=연합]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이 퇴직연금 고객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각 은행은 적립금, 수익률, 증가폭 등 자신들이 유리한 지표를 앞세워 '업계 1위'를 주장하며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이 향후 10년간 10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시장 지배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각자 강점을 내세워 퇴직연금 1위 사업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6일 운용관리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50조1985억원을 기록하며 은행권 최초로 50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개인형IRP 적립금은 18조2763억원으로 전 업권 1위다.

KB국민은행은 DC형 적립금 15조억원으로 2010년 이후 14년 연속 전체 사업자 중 1위를 유지 중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폭 1위를 내세우고 있다. 3분기 적립금은 44조1083억원으로 연초 대비 3조8349억원 증가했다. NH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IRP 수익률 16.49%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이 각기 다른 기준을 내세워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 강조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퇴직연금 시장은 매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459조462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7조7625억원 증가했다. 2006년 말 7567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매년 15% 이상 성장세를 이어왔다.

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DC와 IRP 중심의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금융권은 10년 후 전체 적립금이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241조418억원으로 전체의 52.4%를 차지했다. 퇴직연금은 최소 10년 이상 유지되는 장기 자산이자 안정적 수수료 수익원인 만큼 은행 간 경쟁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11~12월은 기업의 연말 정산 과정과 개인의 세액공제 납입 수요가 집중되는 전통적 성수기다.

은행들은 이에 맞춰 이벤트와 수수료 면제,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을 앞세워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내달 12일까지 DC형 가입자 이동 고객에게 금액별 모바일 상품권을, 신규 가입 고객에게는 일정 금액 납입 시 1만원권을 제공한다. 개인형IRP 신규·추가입금 고객에게도 상품권과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IRP 수수료 면제 대상을 확대해 비대면 계좌 개설 후 5000만원 이상 입금한 고객에게도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테마상품 매수 고객에게 하나머니 등 리워드를 지급하는 '연금 어썸 리워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11월 말까지 비대면 IRP 가입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1만원을 준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까지 개인형IRP와 DC 가입 고객 대상 'IRP/DC 연금 페스타'를 열어 커피 쿠폰과 디저트 등을 선착순 제공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 간 고객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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