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거세지자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하며 방어에 나섰다. 사진은 시중은행 ATM기. [출차=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583_704645_1450.jpeg)
증시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거세지자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하며 방어에 나섰다. 최근 투자자들이 요구불예금을 인출해 주식시장과 고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은행권이 예금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SC제일은행은 'e-그린세이브예금'의 1년 만기 최고금리를 기존 연 2.85%에서 연 3.0%로 인상했다. 시중은행 중 연 3% 금리를 제시한 것은 드물다.
전북은행과 수협은행도 각각 최고 연 2.85%, 연 2.80%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금리를 각각 최대 0.15%포인트 올려 1년 만기 기준 각각 2.85%, 3.05%로 조정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월 18일과 11월 1일에도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 바 있어, 최근 한 달 사이 세 번째 인상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도 대표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높였다. 지난 11일 신한은행은 12개월 만기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2.65%에서 2.75%로 0.1%포인트 올렸고, 농협은행은 'NH올원e예금' 금리를 2.65%에서 2.70%로 상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의 금리를 2.70%로,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을 2.70%로 각각 0.0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도 'WON플러스예금' 금리를 지난주 2.65%에서 2.75%로 0.1%포인트 올렸다.
이 같은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세와 맞물려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은행채 1년물 (무보증·AAA) 금리는 2.825%로, 10월 말(2.696%)보다 0.129%포인트 상승했다. 8월 14일 연 2.498%로 올해 최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우상향 하는 추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며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타자, 은행 예금금리에도 상향 압력이 작용한 것이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은행의 예금 이탈이 꼽힌다. 특히 요구불예금 잔액이 급감하며 시중은행의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56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1조8675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증시로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이달 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85조7221억원으로, 9월 말 대비 13조2747억원 늘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200대까지 오르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25조878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가로의 자금 이동세가 가속화하자 은행들은 요구불예금에 있는 고객들의 돈을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예금으로 묶도록 수신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과 자금 유출 방어 목적이 맞물려 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며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