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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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가 국민성장펀드에 50조원을 투입한다. 은행권이 민간 분담금인 75조원 중 70% 가량을 출자하기로 하면서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는 평이 다온다.

물론 투자처 중복 문제와 수익성, 집행 등 과제는 산적해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이 각각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를 발표한 가운데 국민성장펀드에 각 10조원씩 참여하기로 했다. 생산적금융 투입 규모는 총 508조원으로 각 금융지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민성장펀드는 일괄 10조원씩 참여한다.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가운데 민간 자금 75조원 중 은행지주들이 50조원을 채운 셈이다.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참여하면서 다른 금융권의 부담은 덜게됐다.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성장펀드는 내년부터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추진된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부동산 중심에서 첨단산업으로의 금융 전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민성장펀드는 순탄하게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례를 봤을때 정책 펀드가 당장의 성과를 보기 어렵고 수익 실현까지 장기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금융지주들의 고심은 싶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비율 하락 압력도 부담이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의 전체 조성 목표를 당초 100조원에서 150조원으로 늘렸다. 은행들도 당초 계획보다 자금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 

KB 등 자본력이 있는 리딩 금융지주는 우리·하나금융의 출자규모인 10조원 보다 더 많이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일괄 10조원씩 출자한 것도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됐을 거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정책펀드들이 이렇다 할 성과나 수익률을 내지못했다는 점에서다. 정책목적펀드로는 혁신성장펀드, 소부장펀드, 지역활성화투자펀드, 뉴딜펀드 반도체생태계펀드 등이 있다.  

수익률, 투자처 중복 문제 극복해야…은행권 자본력도 부담

투자처가 중복된다는 점도 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예산처의 '2026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의 투자처가 기존 정책펀드와 겹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모태펀드와 각 부처 차원의 개별적인 정책펀드가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 사업이 신규로 편성되면서 투자 대상 중첩이나 민간 출자 수요 분산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의 지원 대상 분야 중 일부는  중소기업 모태펀드 등 기존 펀드에 조성돼 있는 분야별 자펀드와 중복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AI 분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혁신펀드와 중복적인 성격이 있고 바이오·백신 분야는 보건복지부 K-글로벌백신펀드의 자펀드인 K-바이오·백신펀드와 투자 대상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며 "항공우주·방산 분야에 대해서는 우주항공청의 뉴스페이스펀드와 방위사업청의 K-방산수출펀드가 있어 지원 대상이 중복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 투자 분야별 기존 펀드와의 지원 대상 차별화 방안을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국민성장펀드 전담 부문을 신설해 약 50명 규모의 조직을 꾸렸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위탁운용사 공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은행권 자본 부담도 클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대비 10% 이내 투자금에 한해서 위험가중치(RW)를 100%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한도를 넘을 경우에는 250%의 RW가 적용돼 자본 소진 압력이 커진다. 향후 밸류업이나 기업대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금융권에선 국민성장펀드 출자분 전체에 대해 RW 100%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에서 각 금융지주들이 고민이 가장 많았던 부분은 자체 투자와 국민성장펀드 출자 규모"라며 "시장은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정책펀드는 전례대로 수익률이나 성과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 출자 규모에서 더욱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늘 13일 열리는 국민성장펀드 간담회에서 운용계획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금융위원회와 'M.AX 얼라이언스'와 운용계획을 공유한다. 'M.AX 얼라이언스는 정부가 제조업의 인공지능(AI)전환(AX)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 1000여곳과 연구기관이 함께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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