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전반의 예금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도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 수준과 비슷한 예금상품 다수 나오고 있다. ⓒ연합
[출처=연합뉴스]

저축은행권 수신 잔고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최근 들어 몇몇 고금리 특판 상품 등이 나오긴 하지만 추세적인 수신 확대 유도 보다는 기존 고객 관리를 위한 이벤트성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낮추면서 지난달 예수금이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예금보험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10월 말 기준 저축은행 예수금 잔액은 10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 105조원에서 한 달 새 1조5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한때 저축은행 예수금은 올해 4월 98조3940억원에서 9월 105조원까지 꾸준히 증가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10월 들어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그동안 저축은행 수신이 증가한 이유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이 예정되면서 예금자 심리가 개선된 데다, 연말 만기 물량에 대비해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금리 인하가 연쇄적으로 이뤄지며 수신 매력도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현재 연 2.67% 수준으로, 9월 초 2.99%에서 0.2%p 이상 내려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기업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확대도 막히자, 저축은행들이 굳이 비싼 금리를 주며 자금을 끌어올 필요가 사라져서다. 

상당수 저축은행은 이미 3분기까지 예금 금리를 높여 연말 만기를 분산시켜 둔 만큼, 현재는 수신 확대 인센티브가 더욱 약해졌다. 저축은행 금리가 내려가면서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는 더욱 줄어들었다. 특히 12개월 만기 연 3%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예금은 완전히 사라졌다.

자금 이탈은 자본시장으로의 이동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동반 상승하면서 투자 열기가 강해지고, 공모주 청약 등 단기 이벤트가 많아지며 예금이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짧은 기간 고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은 여전히 나온다. 수신 확대 의도 보다는 단기 이벤트로 홍보 효과와 기존 고객 관리 성격이 강하다.

SBI저축은행 최고 연 30% 금리를 주는 초단기 적금 상품을 내놨다. SBI저축은행의 '한달적금 with 교보'는 기본금리 연 5%에 교보생명 앱 가입 및 마케팅 동의 요건 충족시 우대금리 연 25%가 추가되는 적금이다. 

OK저축은행은 이자와 올리브영 쿠폰을 함께 받을 수 있는 ‘OK예뻐지는적금’을 선보였다. 6개월 만기 정액 적립식 상품으로, 기본금리는 연 1%, 마케팅 동의 시 1%p를 더해 최고 연 2%(세전)가 적용된다. 이자와 쿠폰을 모두 합하면 체감 금리 효과는 약 8%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금리 조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뿐 아니라 은행권 예적금도 증시로 향하고 있고 저축은행 업계는 굳이 수신을 확보할 이유가 없어 현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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