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은행권의 희망퇴직 시즌이 시작됐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출처=게티이미지]](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376_706855_3250.jpeg)
연말을 앞두고 은행권의 희망퇴직 시즌이 시작됐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NH농협은행이 첫 포문을 열었고 다음 달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순차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을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지원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1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 중 40세 이상이다.
이들에게는 퇴직 당시의 월 평균임금 20개월 치를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969년생인 직원들은 퇴직 당시의 월 평균임금 28개월 치를 명예퇴직금으로 받는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노사 협의에 따라 다음 달이나 내년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전망이다.
비대면 금융전환에 따른 점포 축소 기조와 함께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희망퇴직은 연말연초 정례화 된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다.
금융권에선 올해 은행 직원들의 희망퇴직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원이은 희망퇴직 조건의 축소다. 이자 장사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과거 수준의 파격적인 보상안을 제시하기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지원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
실제 농협은행의 경우 2022년 연말에는 특별퇴직금으로 월 평균임금 20개월~39개월분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최대치가 10개월가량 줄었다. 당시 4대 시중은행도 최고 36개월분까지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건이 크게 후퇴한 셈이다.
보상 축소는 희망퇴직 규모에도 영향을 줬다. 5대 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은 2021년 2093명에서 2022년 2357명, 2023년 2392명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1987명으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해소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보상안이 필요하다고 토로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해야 하지만 높은 사회적 시선 속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여기에 당정이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희망퇴직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 직원의 경우 통상 만 56~57세 전후에 희망퇴직을 선택하거나 임금피크제로 전환되는데, 정년 연장 가능성이 커지면 퇴직 인센티브 선택의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에서는 근속이 길수록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데, 정년 연장 논의로 구조조정에 대한 여론이 더 민감해졌다"며 "인력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할텐데 각 은행마다 경영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