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풍무 호반써밋' 유닛을 둘러보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방문객들.[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383_706861_528.jpg)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된 이후, 수도권 청약 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문구는 다름 아닌 '비규제지역'이다. 공급을 앞둔 다수 건설사는 "10·15 대책에서 자유로워 높은 청약 열기가 예상된다"며 분양 홍보에 줄곧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조금 달라 보인다. 같은 비규제지역이라 해도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와 입지 여건에 따라 청약 결과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과반수 예비 청약자가 몰리며 과열된 양상을 보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낮은 청약 경쟁률 기록하며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10·15 대책에 규제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70%에서 40%로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통상 분양가의 60% 수준인 중도금 LTV가 40%로 줄면서, 예비 청약자의 자금 부담은 대책 발표 전보다 20%포인트(p)가량 늘게됐다. 경기 12개 규제 지역은 △과천 △광명 △성남 △수원(영통·장안·팔달) △안양(동안) △용인(수지) △의왕 △하남 등 수도권 남부권의 고가 지역이다.
이로 인해 수요자의 관심은 대출 여건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비규제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지난달 말 호반건설이 공급한 '김포풍무 호반써밋'이 있다. 당시 572가구 모집에 4496건의 청약 통장이 접수, 평균 12.7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최고 경쟁률은 14.01대 1(전용·84㎡A)이다.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호반그룹의 호반산업도 내달 5일 인천 비규제지역에서 '호반써밋 인천검단 3차' 청약을 진행한다. 인천 검단신도시에 조성되는 이 단지의 강점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점이다. 이번 분양은 12월 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5일 1순위, 8일 2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당첨자는 12월 12일이며, 정당계약은 23일부터 26일까지 4일 간 이어진다.
이외 비규제지역 단지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청약 경쟁률·5.74대 1)',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13.68대 1)' 등에서도 확인됐다.
다만 비규제지역이라고 모두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HDC현대산업개발이 비규제지역에 공급한 '운정 아이파크 시티'의 청약 결과는 참담했다. 2800가구를 웃도는 대단지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고 청약 경쟁률은 3대 1에 불과했다. 청약 당시 2897가구 모집에 1669명만 관심을 보이며 상당수가 미분양 전환됐다. 운정 아이파크 시티는 경기 파주 서패동 일원(파주메디컬클러스터 A2블록)에 조성됐다.
지난 10일 동원개발이 공급한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교육·생활·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비규제지역임에도 1577가구 모집에 단 52건의 청약만 접수됐다. 이밖에 진흥기업이 양평에 공급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양평' 역시 439가구 모집에 166명만 청약하며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비규제지역이라는 단일 조건만으로 청약 흥행을 보장할 수 없는 시장 환경이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의 대출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비규제지역이라고 해서 모든 단지가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분양가, 생활권 인프라, 교통 접근성, 주변 미분양 재고 등 실수요자들이 판단하는 '기본 체력'이 단지별로 크게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분양 시장의 최대 변수는 규제 여부보다 분양가 적정성과 입지 경쟁력, 그리고 지역 내 미분양 누적 여부"라며 "특히 대단지일수록 완판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격 매력이나 교통 호재 등 뚜렷한 강점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