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 한 달을 앞둔 코스닥 벤처펀드가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초반 주춤했던 코스닥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듯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주가 부양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는 출시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자금몰이를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코스닥 벤처펀드의 총 판매금액은 지난달 26일 기준 1조9469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2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사모펀드는 1조4232억원, 공모펀드는 5236억원을 차지했다.
코스닥 벤처펀드 흥행은 증권업계 곳곳에서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다.
KTB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 한지 9영업일 만에 판매액 3000억원을 돌파해 일시판매중단(소프트클로징)에 돌입했다. 키움증권은 판매 개시 후 19영업일 만에 온라인을 통해 코스닥 벤처펀드를 1000계좌 이상 판매했다고 전날 밝혔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5일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된 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수는 같은 달 17일 901.22을 고점으로 현재까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펀드 출시일로부터 한 달 가량이 되는 시점인 전날 기준 지수는 0.24% 오른 데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79% 오른 것과 비교해 상당히 부진한 성과다.
코스닥 벤처펀드의 인기에도 코스닥지수가 크게 오르지 못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메자닌 중심의 투자구조, 사모펀드에 유리한 환경 등을 꼽았다. 여기서 메자닌이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위험단계에 있는 상품 혹은 위험 정도가 중간인 파생금융상품을 뜻한다.
현재 코스닥 벤처펀드는 대부분이 사모형태로 발행됐다. 공모형태로 발행하려면 불특정 다수가 투자하는 펀드라는 이유로 요건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구주 매입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고 메자닌 위주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주식시장에 유의미한 수급 흐름이 일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구주 매입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고 메자닌 위주로 채워 넣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코스닥시장이 지지부진한데 구주에 의한 부양 효과가 없다고 인식되면 수익률 제고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30일 코스닥 벤처펀드 공모형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선 가운데 아직 코스닥 벤처펀드의 초기 성과를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상표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일단 자금이 모집됐더라도 집행까지는 펀드별, 운용사별로 다를 것"이며 "기존 펀드와 달리 메자닌과 초기 구주 투자 성과가 나타나는 시점에 초기 성과를 판단할 수 있어 이번 달 말까지는 지켜봐야 유의미한 수익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