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연저점을 새로 쓰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면서 달러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7개월여만에 1100원을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재확인되고 미국 중국간 무역분쟁 우려가 높아진 점이 신흥국 통화 약세와 자본 유출 압력으로 작용하면서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보호무역 강화 조치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크다. 내달 6일 발표되는 미국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의 보복 여부, 양국의 추후 협상 전개 과정은 향후 신흥시장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KODEX미국달러선물은 전일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들어서만 3.75% 가량 상승했다. 이 ETF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미국달러선물중 최근월물의 가격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수인 F-USDKRW 지수의 변동률과 유사하게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한다.
미국달러선물지수를 2배 가량 추종하는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7.8% 가량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역시 이달 들어 7.5% 올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미국달러선물은 같은 기간 3.66% 상승했다.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어서 이들 ETF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수준에서 안정을 되찾은 후 상승할 전망"이라며 "Non-US 경기회복세 둔화, 선진국과 신흥국 간 통화정책 격차 확대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신흥국 통화약세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를 상향했으나 점진적인 정책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달러화의 일방적인 강세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을 평균을 1135원, 연말은 1160원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