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

이번주(10~14일) 증시는 잔류하는 불안정요소들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2250선의 하방 지지력을 확인하는 구간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2000억달러(한화 220조원) 규모 25% 관세 부과 현실화 여부와 신흥국 통화 약세 현상이 중요 투자포인트다.

지난달 23일 미국과 중국은 각각 160억원달러 규모의 관세를 주고받았다. 7월에는 각각 340억 달러 관세를 서로에게 부과했다. 최근 미국이 발표한 2000억달러 규모 관세 부과에 중국 역시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미국에 관세 부과와 관련해 11월 중간선거 이전 쾌도난마식 협상타결, 국지적 마찰과 점진적 봉합과정, 정면충돌 등 크게 3가지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다만 2000억 달러 관세 부과 세부 과정에 대한 의견은 소폭 엇갈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미국 기업은 180일의 유예기간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즉각 시행을 요구했고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즉각 관세 부과, 시차적 관세 부과, 품목별 관세 부과 등 입장차는 극명하게 나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실무적으로 캐나다와 NAFTA협상이 진행 중이고 기업들의 반박자료 제출이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관세 부과 품목 리스트 수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세 부과 강행시 해당 기업들의 원가 상승 부담이 확대되고 중국의 보복관세 역시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좁아진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와 비우호적 색채가 짙은 대중국 국민여론을 고려해 미국 통상마찰은 선 진흙탕 후 타협안 모색이 될 것"이라며 "2000억달러 품목에 대한 25% 대중 관세 부과와 10월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 현재 발동 가능한 정책의 전면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무역분쟁 여파는 신흥국 통화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터키의 리라화 급락 이후 낮아졌던 신흥국 불안감이 재점화 되고 있어서다. 지난주 JP모건의 이머징마켓 통화 지수는 최근 15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이머징마켓 통화가 불안정해지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발 통화 변동성과 미국 무역분쟁은 여전히 시장 내 경계심리를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터키 리라화는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지속되면서 8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이는 수급 측면에서 코스피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취약 신흥국 대비 대외 건전성 등이 양호한 점을 고려했을 때 국내 증시는 여타 신흥국 보다는 안전지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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