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일 대비 823억원 늘어난 8조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 달 여만에 8조원을 넘어섰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번진 저가매수 기대감이 '빚 내는'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일 대비 823억원 늘어난 8조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코스피 신용융자가 3조9557억원, 코스닥 신용융자는 4조1242억원으로 전일 대비 각각 569억원과 254억원이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6일 6조4361억원을 시작으로 지난 16일까지 15거래일 연속 늘어났다. 이는 올해 최장기간 증가세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686.24를 시작으로 지난 16일 1857.07까지 올랐다. 이후 코스피는 지난 17일 1914.53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1910선을 탈환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구매하는 상품으로 한 달 평균 이자가 연 8% 수준에 달한다. 증권사는 담보로 잡은 주식 평가액이 융자액의 140% 아래로 떨어지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주가 하락 시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인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맹목적인 빚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에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2020년 2분기 코스피는 실물경제지표와 기업이익 악화로 W자형 횡보 국면을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기저효과와 정책효과를 기반으로 유동성 장세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 예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로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나 코로나19 이후 회복단계에서는 유동성 공급에 따른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유익선 한화자산운용 솔루션사업본부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의 기본 속성상 약세장 투자의 경우 단기보다는 장기 투자가 궁극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투자자 유의사항'이라는 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과거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개인투자자,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신규 투자자들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은 "전세보증금이나 학자금 등 단기간에 필요한 자금으로 투자하는 경우 손실이 발생하면 꼭 필요한 곳에 해당 자금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유자금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대출 등을 이용한 투자는 개인의 상환능력 및 다른 지출(생활비 등)까지 고려해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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