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부원장 3명 인사를 앞두고 있다. 출범 2년을 맞는 금감원 윤석헌호가 새로운 외풍에 직면했다. 개혁 성향의 윤석헌 원장이 2년간 합을 맞췄던 원승연 부원장이 교체되는 만큼 후속 임원인사가 금감원에 향방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금감원 부원장 3명 교체를 염두에 두고 인사검증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번주 인사가 발표된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이 제청해 청와대 인사검증을 받고 난뒤 금융위가 임명하는 자리다. 법상 부원장 임기는 3년이지만 통상 2년이 지나면 바뀌었다.
이번 인사에서 유광열 수석부원장과 원승연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 권인원 은행·중소금융담당 부원장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수석부원장과 원 부원장은 지난 2017년 11월, 권 부원장은 같은해 12월 임명돼 재직 2년을 초과하면서 금감원 임원 중 최장수 임원이 됐다.
앞서 권 부원장과 부원장으로 임명된 이상제 전 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은 지난달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로 교체됐다. 이번 인사에서 부원장 3인이 교체되면 총 4명의 부원장이 올들어 모두 바뀌게 된다.
신임 수석부원장으로는 김근익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원장은 1965년생으로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을 시작해 금융위 금융구조개선과장, 은행과장,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FIU 원장을 맡아왔다.
인사와 예산 및 감독총괄을 맡고 있는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통상 금융위 출신자로 낙점됐다. 금융위가 금감원 기관평가 및 예산권을 갖고 있다보니 두 기관간 소통에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기용돼 왔다.
금감원 내 최대 관심사는 금융관행 개혁 기조의 윤 원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원 부원장이 부원장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킬 것이란 종전의 예상을 깨고 자리를 물러난다는 점이다. 원 부원장은 과거 학자 시절 '금융 감독체계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논문을 윤 원장 등 6명의 교수들과 공동 집필하며 금융 감독 시스템 개혁을 주장해온 강성 교수다.
윤 원장은 최측근인 원 부원장에 대한 교체설이 나올 때마다 원 부원장의 유임을 주장해왔다. 윤 원장은 원 부원장 교체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측근에 따르면 윤 원장은 자본시장 관련해서는 원 부원장에게 거의 전권을 맡기며 그를 신뢰했다. 원 부원장을 자리를 이어받을 인물로는 김도인 전 금감원 금융투자담당 부원장보가 언급되고 있다. 김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자본시장 분야 30년 경력자로 국내 손꼽는 자본시장 감독자로 불린다.
은행·중소금융 부원장 자리에는 최성일 전 업무총괄 담당 부원장보와 김동성 현 은행담당 부원장보가 후보군에 있다. 최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에서 주로 은행 감독업무와 기획업무를 담당해왔다. 금감원 은행감독국장, 감독총괄국장, IT·금융정보보호단장을 지냈다. 김 부원장보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윤 원장의 신임을 받았다.
금감원 부원장 인사와 맞물려 금융위 고위공무원 후속인사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공석이 될 FIU 원장으로, 금융산업국장에는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단장이 이동할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임원단들이 지난 2년간 금감원이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추진해온 종합검사 및 고강도 소비자보호 등을 잘 이어나갈 임원단이 수립되길 바란다"면서 "내부 인사든, 외부 인사든, 금감원이 주체적이며 독자적인 역할(검사 및 감독)을 수행해야 할 시기임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