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사모펀드 사기극으로 일컫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자산 이관 논의가 점화됐다.ⓒEBN

역대급 사모펀드 사기극으로 일컫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자산 이관 논의가 점화됐다.

5151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가능성을 우려하는 금융감독원은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으로의 펀드 이관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반면 NH투자증권은 ‘펀드 사기’의 책임을 홀로 떠안을까 곤혹스러워 한다.

옵티머스가 운용한 펀드는 대부분 환매 중단됐거나 환매가 불투명한 상태다. NH투자증권의 판매액은 4327억원으로 전체의 84%에 달해 상당한 책임을 안고 있다. 최악의 경우 법정 싸움까지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7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과 NH투자증권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NH투자증권으로의 펀드 이관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3일 옵티머스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판매사 계열 자산운용사’로의 펀드 이관 방안이 검토 중이라고 처음으로 공식 거론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펀드에 투입된 자금이 효율적으로 회수를 위해서는 라임자산운용의 가교운용사'처럼 펀드 이관 과정 및 관리 주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옵티머스 임직원 전원은 퇴사했거나 구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NH투자증권이 주 판매사로서 차선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는 펀드 판매에 대한 이익만 얻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사업에 대한 이익은 사익화하면서 사업의 부실은 공적으로 나누자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운용한 5151억대의 46개 펀드는 환매 중단됐거나 환매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 중 NH투자증권의 판매액은 4327억원으로 전체의 84%에 달한다. 이같은 압도적인 판매비중 때문에 이를 펀드의 문제를 제대로 살펴보지 보지 않고 판매한 NH투자증권이 주책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 100% 계열사인 NH헤지자산운용으로의 이관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NH헤지자산운용은 NH투자증권이 지난해 12월에 설립한 헤지펀드전문 운용 자회사다. 당시 NH투자증권은 증가하는 기관투자자들의 대체투자 수요에 맞춰 헤지펀드 시장을 개척해 나갈 목적으로 세웠다.

금감원은 현재 채권 보전 및 자산실사가 완료되는 대로 기준가 조정을 통해 펀드 이관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면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NH투자증권의 대주주인 금융지주가 이를 수용할지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옵티머스 펀드에 들어간 자금을 고스란히 NH투자증권이 토해내야 할 수도 있어서다.

문제의 옵티머스 펀드에 들어간 투자금 5151억원 중 3000억원은 정상 회수 가능성이 미미하다. 나머지 2000억원은 사용처가 오리무중인 상태다.

해당 펀드에 투입된 자금은 예금 83억원만 남아있는 상태다. 향후 옵티머스가 펀드자금 2000억원의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어 향후 검찰수사는 자금흐름을 밝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야심차게 설립한 NH헤지자산운용사가 자칫 옵티머스 펀드 이관에 쓰여질 수도 있게 됐다"면서 "또한 역대급 사기극을 펼친 옵티머스 행태를 감안하면 투자금 5000억원을 제대로 회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어 NH투자증권과 금융지주가 가질 부담감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NH투자증권 이사회는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들을 위한 유동성 지원 방안도 앞서 검토했으나 쉽게 결론내리지 못하고 결정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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