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글로비스가 신사업인 수소와 LNG 운반 사업을 본격화 한다.
수소 국내물류와 수소 해상운송, LNG 운송사업은 현대글로비스가 새로 진출을 선언한 사업들로,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신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관계사들이 최근 2년간 수소경제 관련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과 맞물리면서 현대글로비스가 몸집 부풀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0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부터 충남 당진에 준공된 수소차용 수소공급 출하센터(하이넷)의 수송용 부생수소 운송을 담당 중이다. 여기에는 한 번에 최대 340kg의 수소를 운반할 수 있는 수소전용 특수차량 '튜브트레일러'가 투입됐다.
시작은 당진에서 약 150km 반경 내 충전소를 대상으로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지만, 향후 물류 커버리지를 전국으로 넓혀 권역별 수소 공급망을 만들어 갈 전망이다. 이번 수소 출하센터 사업에 함께 참여한 현대자동차와 그룹계열사인 현대제철, 현대로템 등이 현대글로비스와 호흡을 맞춰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룹사와의 밸류체인과 수소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현재 자체적으로 '수소 공급망 관리 최적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적재적소에 수소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라며 "플랫폼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표준화 된 플랫폼으로 수소물류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개발이 완료되고 국내 수소 운반 사업모델이 안정화되면 해외에서도 관련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별 수소 정책을 분석해 맞춤화 전략을 펼치고 나아가 특수 선박을 건조하거나 인수해 해외 시장에서 액화수소 등을 들여온다는 구상이다.
수소 운송까지 본격화 하면 현대글로비스 운송 역량은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1521억 달러(약 171조원) 수준으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2050년이면 2조5000억 달러의 수소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작은 규모지만 LNG 운반에도 시동을 걸었다. 외신과 업계 정보를 종합한 결과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월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이 진행하고 있는 LNG운반선 장기 운송계약 입찰에 참여해,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사전심사를 통과한 국적선사는 대한해운, 팬오션,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현대엘엔지해운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입찰에 참여한 부분은 확인이 어렵다"고 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재편에서 몸집을 불려야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아도 도전한 것"이라며 "재무구조에서 강점을 살려 사전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글로비스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것은 이번 LNG 해상운송 도전이 수소운반선 사업으로의 확장까지 이어질 수있다는 점에서다. 수소 해상운송까지 진출하면 현대글로비스의 LNG-수소 신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된다.
LNG 운송 사업에 능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용 중인 벌크선 32척 중 LNG선은 2척에 불과하지만 LNG 운송은 다른 벌크 화물에 비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향후 수소 운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수소운반선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친환경 LNG운반선 사업에 진출하고 장기계약을 확대하면서 해상운송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