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다 먹어봐야 하는 것이냐. (마켓)컬리는 대표 없이 품질 관리가 안되나."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내부 '호통'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상품위원회 안에서만 품질이 검증되는 것 자체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대표님도 이제 상품위원회에서 다 먹어보고 품질 점검하는 걸 원치 않으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를 창업한 2015년 5월부터 매주 금요일 상품기획자(MD)들을 모아놓고 직접 식품의 맛을 보며 '70개의 평가 품목' 점검하는 '상품위원회'를 열고 있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다'는 김 대표의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0시를 넘겨 끝이 난다. 12시간 동안 김 대표가 일일이 맛을 보고 최종 선택한 제품들만 판매가 결정된다. 김 대표는 이날만은 대표가 아닌 'MD헤드'가 된다.
한결같은 노력은 마켓컬리가 창업 6년만에 매출 1조라는 '신기원'을 개척하는 디딤돌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은 9523억원, 거래액은 1조원이다. 취급 상품도 3만개가 넘는다. 현재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이랬던 김대표가 '상품평가 회의'를 최근 지적하며 호통을 친 것은 자신의 한결 같은 노력과 규모의 성장에도 내부의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아직도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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