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완성차 업계의 코로나 팬데믹은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터졌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협력사 생산 중단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을 야기했고, 요소수 대란 등의 혼란도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줬다. 올해 완성차 업계의 이슈는 '공급망 쇼크'다.[편집자주]

지난해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 판매량 작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각 사에 따르면 현대차의 내수 판매는 66만726대로 작년 대비 8.2% 급감했고, 기아 역시 작년보다 5.1% 적은 48만7727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8만7929대를 판매, 작년 대비 38.7% 줄어든 실적을 냈고, 뒤를 이어 쌍용차 7만9439대(전년비 36.4%↓), 한국지엠 7만3695대(전년비 29.7%↓)를 기록했다.

이같이 저조한 판매 실적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인해 야기됐다. 역대급 신차 슈퍼사이클을 맞은 현대차와 기아는 적정 물량을 생산하지 못하면서 신차 출고 적체로 이어졌고, 볼륨 모델들의 경우 최소 6개월~1년의 대기기간이 생겨나기도 했다.

쌍용차 역시 역대급 출고 적체를 겪고 있다. 11월 말 기준 적체 물량만 1만2000여대에 달한다. 한국지엠의 경우 반도체 부족으로 수차례 공장 가동이 중단하는 사태를 맞았다.

수입 완성차 브랜드 역시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고충이 컸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14만7757대로 작년 동기 대비 15.2% 많은 수준을 기록.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하반기에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올해 1~11월 누적판매는 25만2242대로 작년 동기 대비 3.6% 많은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11월에 등록된 신차는 1만8810대로 작년 동기(2만7436대) 대비 31.4% 적다.

물량부족은 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폭스바겐 등 상위권 브랜드에서 두드러졌다. 특정 브랜드들은 최소 6개월 이상의 신차 대기기간을 안내하고 있고, 신차 수령까지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영업 현장은 물론 고객들의 불편이 크다.

▶ ⓒ현대차

전동화 움직임이 가속화 된 것도 올해 완성차 시장의 트렌드다. 디젤게이트와 탈탄소 움직임 그리고 요소수 대란이 맞물리면서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 보급이 크게 늘었다.

등록 신차 중 친환경차 비중은 2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사용연료별 비율은 △휘발유 51.1% △경유 24.9% △하이브리드 10.6% △전기 5.7% △LPG 6% △기타 연료 1.4% 등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신차 등록 비율은 2017년 4.6%였지만 △2018년 5.1% △2019년 5.8% △2020년 9% △2021년 10.6% 등으로 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기차 등록 비율은 2017년 0.7%에서 △2018년 1.7% △2019년 1.9% △2020년 2.4% △2021년 5.7%로 높아졌다.

올해에는 친환경차 합산 점유율이 16.3%를 넘기며 주력 차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경유 차량의 등록 대수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올해 1~11월 누적 등록 신차 비율은 24.9%를 기록했다. 지난 10월에는 점유율 16.5%를 기록하며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디젤게이트 이후 강화된 국내외 환경규제, 가솔린 세단 대비 떨어지는 승차감 등으로 디젤차 선호가 줄었다"며 "완성차 브랜드들의 디젤 승용 모델 단종,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라인업 확대 움직임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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