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대 현대삼호중공업 사장.ⓒ현대삼호중공업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3년 이상의 안정적인 수주물량을 바탕으로 손실은 최대한 줄여 나가고 수익은 극대화하는 것이다"

"올 한해도 한 마음 한 뜻으로 굳게 뭉쳐 경영목표 달성에 매진해 나가겠다"

신현대 현대삼호 사장이 승부수를 띄웠다. 늘어나는 수주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30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시설투자에 나선 것. 10년래 최대 규모다. 지난달 연간 수주목표를 조기 달성한 이후에도 계약이 이어지며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함에 따라 안정적인 생산시스템 구축과 원활한 생산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게 신 사장의 판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현대 사장은 지난 27일 목포에 위치한 호텔현대에서 열린 제25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31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생산설비와 편의시설 보강, 노후장비 교체, 디지털전환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투자다.

신현대 사장은 "새해 선박 34척 건조와 매출 6조원 달성이라는 의욕적인 경영목표를 수립했고 수주목표는 1분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초과달성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안정적인 생산시스템 구축과 원활한 생산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회사의 규모에 맞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혁신을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의 목표는 뚜렷하다. 자주검사체제 확립, 그룹사의 개선사항 즉시반영 등 협력체제 구축, 생산을 위한 자동화이다. 여기에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동종사 대비 10% 이상의 원가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겠다는 것. 공정 지연을 막기 위해 사외블록공장 추가 운영, 사내 공장 증축, 안벽 추가 조성 등 사내 외 투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신 사장의 묘책이다.

이와 함께 올해만 1000명에 가까운 추가 생산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외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자동화와 디지털전환을 통해 인력난 해소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설투자 계획에는 제2 돌핀 의장안벽 공사도 포함됐다.

돌핀 의장안벽은 조선소에서 바다를 향해 철 구조물이 길게 나와 있는 형태로 LLC크레인(Level Luffing Crane)을 이용해 양쪽에 2척씩 총 4척에 대한 의장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현대삼호는 현재 1도크에 돌핀의장안벽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설비로 늘어나는 물량에 대응하는데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2도크와 인접한 돌핀의장안벽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1102억원이 투자되는 제2 돌핀의장안벽은 오는 2024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전경. 붉은색 선으로 표시한 곳이 제1 돌핀의장안벽.ⓒ현대삼호중공업

도크, 크레인과 함께 조선소의 핵심설비인 안벽에서는 선박 진수 이후 배관, 전기, 인테리어 등 의장작업이 이뤄진다. LNG선 수주가 급증한데다 향후 수주 전망도 긍정적인 시장 환경이 이번 시설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선체에 화물창을 장착하는 LNG선은 다른 선종에 비해 의장 작업이 많아 안벽에서만 10개월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지난해 22척의 LNG선을 수주한 현대삼호는 올해 들어서도 LNG선 3척, VLGC(초대형가스선) 2척 등 5척의 가스선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삼호는 지난해 매출 4조6464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달성하며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현대 사장은 "갖은 노력 끝에 LNG선 시장에 진입해 지금은 연간 10척의 건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회사 매출의 절반을 이 분야에서 거두고 있다"며 "주요 조선사들이 분기 흑자전환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현대삼호는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중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명실공히 조선산업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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