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사진 위쪽), 현대미포조선(사진 왼쪽 아래), 현대삼호중공업(사진 오른쪽 아래) 조선소 전경.ⓒ각사

HD한국조선해양이 1분기에만 73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데 힘입어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금액 기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에 투자된 금액의 35%가 HD한국조선해양에 집중됐는데 이는 중국 조선업계 전체가 기록한 수주실적을 웃도는 규모다.

26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적으로 238척의 선박을 발주하는데 210억달러가 투자됐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37척) 발주에 51억달러가 투자됐으며 LNG선(17척·43억달러), 벌크선(99척·37억달러), 유조선(52척·25억달러), LPG선(13척·12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한국 조선업계는 90억달러 규모의 선박 65척을 수주하며 중국(110척·57억달러)을 제치고 글로벌 수주 1위를 차지했다.

선박 수주량은 중국이 한국보다 45척 많았으나 컨테이너선,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선박 수주에 나서면서 글로벌 발주금액의 약 43%를 차지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1분기 발주된 LNG선 17척 중 15척을 수주하며 LNG선 시장에서 절대강자로서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에만 약 73억달러 규모의 선박 56척을 수주하며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행진을 주도했다.

이번 수주실적은 중국 조선업계 전체 실적을 웃돌 뿐 아니라 글로벌 발주금액의 약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이 19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석유화학제품선(16척), LNG선(10척), LPG선(10척), 유조선(1척)이 뒤를 이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컨테이너선 19척을 전부 배정받았으며 LNG선 7척, LPG선 2척 등 49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특히 LNG선의 경우 2억5950만달러에 수주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초대형 LPG선 선가는 사상 처음 1억달러를 돌파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프랑스 CMA CGM으로부터 12척, HMM으로부터 7척을 수주했는데 이들 선박은 모두 메탄올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다.

한국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수주에 나선 반면 중국 조선업계는 벌크선과 유조선 중심으로 선박을 수주하면서 수주금액은 한국과 차이를 보였다.

1분기 척당 평균 선가를 살펴보면 한국 조선업계는 1억3846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5182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망간강 화물창 적용 등 특이한 사양을 갖춘 벌크선이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된 적은 있으나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벌크선 수주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현대미포조선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HVS가 최근까지 벌크선을 건조했지만 현재는 MR탱커나 LR2탱커 위주로 수주와 건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4월 들어서도 한국 조선업계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삼호가 LNG선 추가수주에 나서며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선별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조선업계도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CMA CGM과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2분기 시작과 함께 선박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중국 조선업계는 자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수주실적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단기간의 결과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2분기 이후 시장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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