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의 핵심 사업인 스타필드창원 건립과 동서울터미널 현대화가 첫 삽도 뜨기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스타필드창원 건립은 당초 2025년 개장을 목표로 했지만, 공사비 상승 여파로 완공 시점이 매년 미뤄지고 있다. 광진구 숙원 사업인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구의공원 부지 내 임시 터미널 설치를 두고 주민 반대에 직면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가 시공을 맡고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창원 건립 사업은 2025년 개장을 목표로 2022년 6월 첫 삽을 떴다. 하지만 2년이 넘도록 공정률은 3% 남짓에 불과하다. 공사비 상승과 지방인구 감소 우려로 인한 불투명한 사업성, 자본유치 등의 어려움으로 진척이 없었다.
실제, 사업 초기만 해도 해당 사업의 공사비는 56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원가 상승 등의 여파로 불과 2년 만에 40% 오른 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스타필드창원 공사 철회설(說)'까지 나돌았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결국 원래의 설계 계획안에서 연면적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근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 스타필드창원이 창원특례시에 접수한 교통영향평가 변경 심의 신청서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당초 지하 7층, 지상 6층 연면적 24만8000㎡로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설계 변경 신청을 통해 지하 4층, 지상 9층 연면적 21만6000㎡로, 약3만2000㎡(9680평) 가량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축구장 4개 이상의 면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지하 주차장 3개 층을 줄이되, 지상 주차장 5개 층을 지어 올리는 것이 이번 변경안의 핵심이다. 지하를 깊게 팔 수록 공사 기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바뀐 설계로 공사 기간을 단축해 당초 계획보다 2년 더 연기된 2027년 하반기 스타필드창원을 개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분간 공사비 인상 기조가 불가피한 데다 신세계그룹의 자본 유치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2027년 개장도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세계프라퍼티의 자본 확충 방안으로는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금융권 대출, 투자 유치 등이 있다. 하지만 모두 여의치가 않다. 모회사인 이마트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며 신용등급까지 강등됐기 때문이다. 신세계프라퍼티 자체적으로도 1분기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쥐고 있지만, 단기성 차입금만 5000억원에 달해 유동성에 여유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창원점은 2021년 인허가 당시 2025년 개장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2026년으로 연기한 데 이어 이번에 2027년으로 다시 연기를 결정했다"며 "사업 지연 이유는 공사비와 사업성인데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2027년 개장도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다른 대규모 개발 사업인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도 초기부터 시끄럽다. 공사 기간 동안 운영해야 할 임시터미널 설치를 두고 인근 지역 주민들 반대에 부딪혔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광진구의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지하 7층, 지상 40층 규모의 운수·판매·업무시설로 복합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자회사 동서울PFV가 시행을 맡고 있으며 내년에 착공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청과 신세계프라퍼티는 주민들에게 공사 기간 내 인근의 구의공원 부지 밑에 지하 3층 규모의 임시터미널 설치를 제안했다. 다만 약 15개월 간 공원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임시터미널로 활용한 이후 공원 재정비 차원의 '기부채납'을 약속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구의공원 훼손을 이유로 공원 내 임시터미널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구의공원은 올해로 조성된 지 10년 된 주민친화형 공원으로, 인근 세양아파트 주민을 포함, 하루 평균 300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현(現) 터미널 내 임시 정류소를 만들거나 광장동 체육시설 등 다른 대체 부지를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갈등이 깊어지자 광진구는 주민 설득을 위해 지난 30일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시, 구와 주민 간의 입장차만 확인할 뿐, 갈등 해소에는 역부족이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일단 구의공원 내 임시터미널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들과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착공 지연 및 공사 차질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앞선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있어 주민들의 민원과 반발은 불가피한 요소"라며 "다만 그로 인한 공사 차질은 공사 기간 연장과 비용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프라퍼티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