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8000원대로 떨어진 배춧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추석 직후 9900원대로 오른 배춧값을 급하게 낮추기 위해 정부가 마트 자체 할인을 포함한 추가 할인 지원에 나서면서 끌어내렸지만 해당 정책이 9일 종료되자마자 곧바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배춧값 하락세 직후 '金배추'를 잡았다며 중장기적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미봉책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0일 기준 배추 상(上)품 소매가격은 포기당 9132원으로 지난 8일(8758원)보다 4.27% 상승했다. 한 달 전(6870원)보다는 32.9% 상승한 수치다.
배추 가격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추석이 끝난 19일 9337원으로 급등한 뒤 지난달 27일 9963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일(9202원) 이후 8000원 선으로 내렸지만 이런 상황은 1주일도 가지 못했다. 정부가 배춧값이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한 것도 이틀전 일이다.
배춧값이 다시 급등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고된 현상이다.
정부는 그동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배추에 대해 마트 자체 할인을 포함해 최대 4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왔는데 이 지원이 지난 9일까지만 진행되기로 예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배춧값은 10일부로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배추도 가격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정부가 수입한 중국 배추 초도 물량 전량이 음식점이 아닌 포장김치를 만드는 김치 제조업체에 팔린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 원재료가 소매시장이 아닌 제조업체에 들어가면 소매가격이 아닌 가공 김치 제품 가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잠깐 내린 배춧값은 정부 할인 지원(영향)이 전부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판 포기 김치는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 중인 포기김치 3.3kg 1개 가격은 10일 기준 3만3093원으로 직전 집계일인 8일(3만4940원)보다 5.29% 낮아졌다. 1주일 전인 2일(3만5233)보다는 6.07% 하락했다.
배추 수입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추가 수입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배추 생산량을 보고 (중국산 1100톤을) 다 들여올 필요가 없을 경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매주 배추의 수급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며 “중국산 배추를 더 들여올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림부가 가격 안정화를 자신하는 만큼 당초 예고한 중국산 배추가 수입이 안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언급한 '배춧값 안정화'를 번복하지 않는 이상 추가 수입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중국산 배추 초도물량 16t을 긴급 수입하고 이달 한 달 동안 매주 200t씩 총 1100t을 수입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