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 양배추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양배추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김장철을 목전에 두고 배추값이 전반적인 안정세에 돌입했지만 이번엔 배추 대체제로 쓰인 양배추의 가격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다. 

원예농산물 공급 애로 상황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체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게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값이 내리는 동안 양배추 가격은 조금씩 상승했다. 

지난주까지 9000원대를 유지하던 배추값은 22일 기준 8864원으로 하락했다. 전월(9581원)보다 7.48% 내린 수준이다. 

정부도 기상여건 회복 및 출하지 확대 등으로 배추 수급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는 추석 이후까지 지속된 고온으로 10월 중순까지는 출하량이 다소 적었지만 이달 하순부터는 출하 지역이 경북, 충북 등으로 확대되고, 해당 지역 가을배추 작황도 초기 생육 부진을 극복하고 회복되는 추세로 출하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배추는 강원 평창, 횡성, 강릉 등에서 준고랭지 2기작이 출하되고 있다. 

도매가격은 이미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22일 기준 10kg망대 특품 배추는 1만9989원으로 지난 1일(3만1527원)보다 36.5% 하락했다. 

배추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격 폭등 기간 대체제로 쓰인 양배추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4300원대였던 양배추 1포기 가격은 한달 새 5000원을 넘어섰다. 지난 22일 기준 가격은 5005원이었다. 

소비자들이 가격이 뛴 배추 대신 양배추나 양상추 등의 대체재로 사용한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 사이 양배추 거래액은 44% 증가했다. 

배추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체제 수요로 오른 양배추값도 추가 상승은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변수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현재 공급 부족으로 수요가 오른 상태지만 올해 가을 배추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배추는 지난해 124만3200t에서 올해 114만1500~117만7500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반적인 가격은 서서히 안정되는 분위기지만 상태가 좋은 상품은 당분간 가격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배추의 도매가는 2주 뒤인 11월 4일 상품(上品) 기준 ㎏당 1682원으로 예측됐다. 지난 22일 가격(1468원)보다 14.57% 비싸다.

예상치 못한 기상 악화로 생산에 피해가 발생할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가을비가 지나치게 많이 내릴 경우 유실, 생육장애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철저한 사전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이상 기상에 대비한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농업인을 대상으로 병해충 방제 기술 자료 배포, 농작물 안전 관리 요령 안내 등 생육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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