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면세점들의 마케팅 중심축이 시내에서 공항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제공=픽사베이]
국내 주요 면세점들의 마케팅 중심축이 시내에서 공항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제공=픽사베이]

국내 주요 면세점들의 마케팅 중심축이 시내에서 공항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중국인 보따리상 급감으로 시내점이 이전보다 힘을 못 쓰게 된 가운데 공항점은 이용객 증가로 활기를 띄고 있어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면세점들이 시내가 아닌 공항 내부에서 ‘체험 마케팅’을 펼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유통가 전반에서 유행하는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신제품 출시 및 각종 할인 행사를 열며 영업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점에 뷰티 제품 시향이나 음료 시음 이벤트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체험형 소비자가 일반 소비자에 비해 상품 구매율이 20% 높았다는 외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변화였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지난 7월부터 비행기 탑승 3시간 전 도착한 소비자 대상으로 쇼핑 지원금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현대면세점도 비슷한 행사를 기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전체적으로 온라인 면세품 수령 시간제한도 기존에는 비행기 탑승 전 3~4시간이었지만, 30분 전으로 바꾸는 방안 추진되고 있다.

국내 면세업계가 이같이 공항점 영업 활성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과거 매출을 견인하던 시내 면세점이 중국인 보따리상이 급감한 이후 부진에 빠져있는 탓이다.

반면 공항점은 여행 수요 회복으로 해외 관광이 활성화되자 이용객 수가 매달 늘어나고 있다. 면세점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비 확충이나 마케팅 등 투자를 늘리는 게 당연한 셈이다.

다만 공항점의 한계라면 고객들의 체류 시간이 짧고 평균 판매 단가가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시내점에 비해 단순 쇼핑 목적으로 방문하는 고객이 적어, 비행기 탑승 전 매장을 잠시 둘러보는 고객들이기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인당 면세점 구매액은 53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들었다. 이에 면세점들이 공항점에서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최대한 많은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케팅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이 시내 백화점에서 성공한 체험 마케팅을 공항으로 옮겨와 그대로 시현하는 면세점들이 늘고 있다”며 “일부 면세점은 K-컬처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자 공항에서 직접 퍼스널컬러 컨설팅 이벤트를 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항점은 시내점과 달리 임차료 부담이 크고 시설 규모가 ‘공항 내’로 한정돼있어 매출이 잘 나온다고 마음대로 매장을 넓힐 수도 없다. 면세점들이 대규모 마케팅 투입 비용과 수지타산을 잘 계산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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