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호텔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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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가 이번에도 면세점에 발목이 잡혔다. 코로나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호텔과 레저 부문은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는 반면 중국 소비 침체 장기화와 트렌드 변화로 면세점 사업의 적자는 커지고 있다.    

문제는 면세점 시장이 예측 불가능한 시장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면세점은 시장 특성상 외국인 소비가 중요한데 최근 외국인들의 구매력이 저하돼 업황 자체가 부진을 겪고 있어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1조15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 손실이 1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33억이다. 

호텔신라가 영업손실을 기록한것은 면세점 사업 영향이 크다. 호텔신라의 면세(TR) 부문 3분기 매출은 8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87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국내 시내점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2% 늘었지만 공항점 등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7% 하락했다. 

호텔·레저 부문 매출은 1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9.6%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호텔 매출은 3.7%, 제주호텔 매출은 4.4% 감소했고 신라스테이 매출은 9.6%, 레저부문 매출은 3.3% 늘었다. 

호텔신라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65% 하락한 4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면세점 채널의 근본적인 매력도 하락과 화장품 소비 트렌드 변화, 중국 소비 침체 장기화로 실적 가시성이 낮아지는점도 우려 요인"이라며 "객단가가 높은 단체관광객의 회복이 가시화되거나 중국의 내수 경기 부양책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발표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면세점 시장 회복은 현재 불투명한 상태다. 작년부터 코로나 종식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반면 면세점 업계는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매출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 대신 개인여행을 선호하게 되면서 소비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외국인들의 소비 트렌드도 변했다. 과거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던 것이 최근에는 로드숍이나 관광 위주로 외국인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면세점 변화의 영향은 호텔신라 뿐만 아니라 다른 면세점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이다. 

물론 중국 정부가 경기를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데다 호텔신라도 실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는 있다. 다만 시장 자체가 변화가 있지 않는다면 당분간 면세점 부문의 실적하락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점 부분은 대내외 환경과 면세 시장 변화에 대응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며 "호텔·레저 부문은 탄력적인 고객수요 대응을 통한 실적 호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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