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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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종식 이후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면세점업계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데다 여행객들의 쇼핑 트렌드까지 변화하면서 높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주요 면세점 업체들은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등 비상 경영에 돌입하는 동시에 면세점 트렌드에 맞는 전략을 짜는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14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3분기 영업손실은 4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98억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된 수치다. 호텔롯데 측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소비둔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회복 지연 등의 요인으로 적자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면세점 업체들도 비슷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3분기 매출은 8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38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면세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는 매출이 4717억원으로 8.2% 증가했음에도 불구하, 1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현대면세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282억원을 기록했으며 8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면세업계 전반에 걸친 현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에 단기간 내 뚜렷한 회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면세점 업체들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하반기에 희망퇴직과 함께 직무전환, 성과 향상 교육 등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모든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사업 규모에 맞춰 임원 수도 최적화할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비상경영TF(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2주간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5년 이상 사원이다. 근속 10년 미만은 기본급의 24개월 치를, 10년 이상은 36개월 치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면세점은 사명에서 '백화점'이란 단어를 떼어내 '현대면세점'으로 변경했다. 이는 면세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현대면세점은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신사업 도모보다는 수익성 회복에 집중한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경기 악화로 국내외 고객이 예전만큼 면세점을 찾지 않는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수익성을 올리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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