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백화점 업계가 너도나도 F&B(식음료) 부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픽사베이]
최근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백화점 업계가 너도나도 F&B(식음료) 부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픽사베이]

최근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백화점들이 너도나도 F&B(식음료) 부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유치만큼이나 F&B 부문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F&B는 백화점에서 유통하는 다른 품목에 비해 객단가는 낮지만 온라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커 전사 매출 증대의 핵심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최근 식당가를 연달아 전면 리뉴얼하거나 국내외 유명 F&B 브랜드를 최초 유치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류나 화장품 위주로 이뤄졌던 팝업스토어를 F&B 분야에 접목해 진행하는 경우도 늘어난 데다, 유명 셰프와 협업도 빈번해지는 등 경쟁 형태 역시 다양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대대적인 F&B 매장 개편 작업을 통해 얻은 성공 경험이 있다. 올해 2월 지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서울 강남점 식품점을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로 리뉴얼했는데, 월 평균 111만명 방문에다 개점 후 5개월 간 누적 방문객이 555만명을 기록했을 정도로 흥행 성과가 좋았다.

이러한 성공 경험에 힘입어 회사는 내년 2월 본점 본관 5층에 위치한 전문 식당가도 철거하고, 3월 신세계포인트센터·문화센터 등 백화점 서비스 시설이 자리한 신관 13층과 14층에 새 식당가를 나눠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본점 본관 5층에는 봉피양, 한우리 등 한식 전문점과 퓨전 일식 전문점, 조선호텔이 직영하는 중식집 등이 영업 중인데, 최근 서울 일대에 부쩍 늘어난 신규 F&B 브랜드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고 평가해 리뉴얼을 결정한 것이다.

명동과 남대문시장 일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현재 신세계는 새 공간에 입점할 음식점들과 마무리 계약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백화점도 꾸준히 F&B 부문을 강화해온 결과 올 3분기 F&B 누적 매출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세를 거뒀다. 현재 본점에서는 유명 셰프와의 협업 형태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집객 효과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롯데몰 은평점, 타임빌라스 수원 등도 마찬가지로 ‘푸드홀’에 주력 중이다.

특히 최근 그랜드 오픈한 타임빌라스 수원의 ‘다이닝 에비뉴’는 1500평의 면적의 공간에 약 1100석 규모의 앞도적인 크기로 설계됐다. 롯데몰 은평점의 경우 현재 1층에서 의류 관련 행사장으로 사용되는 1000평 규모의 공간 전체를 푸드홀로 바꾸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여의도 소재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F&B 콘텐츠를 강화 중이며 이달 중으로 ‘런던베이글뮤지엄’까지 개장을 앞뒀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18년 만에 압구정본점 식품관을 재단장해 매출을 전년 대비 44% 늘렸으며, 올해도 전 지점의 1~10월 F&B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백화점들이 명품 유치보다 F&B 부문 리뉴얼에 한층 더 공을 들이기 시작한 현상은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부터 본격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여행 증가로 백화점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혀온 명품 소비 자체가 꺾여 버렸기 때문이다.

일단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에 적응해버린 소비자들을 끌어내는 게 급선무였다.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의류 등에 비해 F&B시설이 차지하는 절대적인 매출 비중은 여전히 작은 편이지만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내는 효과가 커,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 순위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입지가 굳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롯데, 현대 등 3대 백화점은 물론 최근에는 럭셔리 쇼핑의 대명사로 불리는 갤러리아 백화점까지 F&B 팝업스토어에 힘을 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흥미롭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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