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 3분기 사들인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종 지분율이 기업별로 엇갈린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예측대로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국민연금이 올 3분기 사들인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종 지분율이 기업별로 엇갈린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예측대로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1150조원을 굴리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 국민연금공단은 국내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 가운데 어디의 성장성이 크다고 봤을까. 국민연금의 선택은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였다. 

쇼핑 대목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9일, 이하 블프)를 앞두고 투자 장바구니에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분을 더 담았다. 

그만큼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가 블프 수혜를 누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예측대로 투자 성과를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 지분율은 각각 11.72%, 11.94%다. 국민연금이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두 회사 주식을 각각 9만 6428주, 20만 4033주 지속 매입하면서 해당 기간 동안 지분율도 0.41%포인트, 1.92%포인트 올랐다.

반면 국민연금은 코스맥스와 씨앤씨인터내셔널에 대한 지분은 털어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두 회사 주식을 각각 13만 8142주, 14만 5727주 매도했으며 이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율은 12.29%에서 11.08%로, 8.54%에서 7.08%로 줄어든 상태다.

국민연금은 통상적으로 개별 기업에 대한 지분 매입·매도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는다. 다만 업계는 이미 지분율이 10% 넘어선 기업에 대해 지속적인 지분 관리가 들어간다는 건 기업 성장성을 면밀히 보고 있으며, 임박한 업계 이슈를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한다. 국민연금의 러브콜 여부에 따라 국내 증시시장이 요동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현재 화장품 업계에 가장 가까워진 주가 및 투자수익 변동 요인은 이달 29일로 예정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다. 블랙프라이데이는 기업들이 창고에 쌓인 재고를 털어내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연중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행사로, 미국에서 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열린다.

미국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몇년 전부터는 이 기간 동안 국내에서도 이커머스 채널을 중심으로 대형 할인 행사를 열며 매출 증대에 나설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최근 미국 소비시장 둔화 우려가 조금씩 나오고는 있지만, 블랙프라이데이가 국내외 화장품주 변동에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국민연금이 화장품 업종마다 지분 투자 움직임에 차이를 보인 이유도 블랙프라이데이와 기업별 현지시장 실적을 의식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는 자외선 차단제와 기초 화장품 위주로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색조 화장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코스맥스와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제품 마진율이나 미국시장 경쟁력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연금이 코앞으로 다가온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해 예상대로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와 별개로 화장품 기업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거쳐 크리스마스까지 4분기 내내 미국발 최대 쇼핑 시즌이 예정돼 있는 만큼, 중국 내수 경기 침체와 미국 소비시장 둔화 우려를 이겨내고 그저 연간 실적과 주가를 방어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화장품기업이 해당 지분의 매도·매수 주체가 아닌 만큼 지분율 변동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통상적으로 지분율이 5% 이상일 경우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라고 판단할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미 지분율이 10%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지분 변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일 테고, 이번 화장품기업 보유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장 임박한 이슈는 블랙프라이데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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