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그가 이끄는 2기 행정부를 통해 K뷰티 산업에도 이른바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제공=픽사베이]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그가 이끄는 2기 행정부를 통해 K뷰티 산업에도 이른바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제공=픽사베이]

최근 대미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화장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그가 이끄는 2기 행정부를 통해 K뷰티 산업에도 이른바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적 기본관세’ 공약에 따라 향후 한국산 화장품에 적용되는 관세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보편적 기본관세’는 현재 평균 3%대인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집권 당시부터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관세를 부여하고, 타국 수입품에 대해서도 10%~20%대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줄기차게 공언해왔다.

트럼프가 관세폭탄을 앞세워 자국 보호무역을 더 강화할 경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북미 수출부문은 물론 전사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진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동종업계 내 탈중국 움직임이 발생한 이후 굵직한 화장품 기업 전반이 북미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매출 비중을 늘려나가는 데 사활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올 3분기 화장품 양강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만 봐도 북미시장 성적이 양사 실적 흐름을 갈라놨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주요 뷰티 브랜드가 북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466억원의 매출을 시현하는 데 성공했고, 전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도 큰 보탬이 됐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북미에서 ‘더페이스샵’, ‘빌리프’, ‘CNP’ 등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대응을 강화했음에도 북미 매출(1253억원)이 15.9% 후퇴해 사업부문 자체가 전사 포트폴리오는 물론 해외 성적표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봐도 악재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48억2000만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 이 중 대미 수출액이 무려 61.1% 증가한 8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기록하면서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었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화장품 업계가 감당해야 할 손실분이 생각보다 클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는 통계들이 이미 쏟아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4월부터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보편적 관세 10%를 부과 받을 경우 연간 수출액이 152억달러(한화 약 21조3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편관세 현실화로 대미 화장품 수출 전반이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화장품 ODM(제조사개발생산) 기업들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북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신생 중소(인디) 화장품 브랜드 생산량이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ODM사들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주역으로 떠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화장품 산업 환경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탈중국의 정답이 미국시장에 있다고 확언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됐으며, 아시아나 중동 등 다른 국가들로 수출 지역 전체를  계속 확대하는 전략만이 살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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