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서로 다른 양상의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제공=각사]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서로 다른 양상의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제공=각사]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서로 다른 양상의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양사 모두 중국발 부진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동일했지만, 북미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선전하며 우월한 성적을 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 3분기 매출액은 1조6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0억원으로 무려 160.5% 늘었다.

절대적인 규모는 LG생활건강이 더 컸으나 실적 양상은 확연히 달랐다.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전사 매출액은 1조7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1061억원 역시 17.4% 줄었다.

두 회사 모두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중화권에선 여전히 고전했다는 점은 공통적이었다. 여기서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주요 뷰티 브랜드가 북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전체적인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9772억원, 영업이익은 6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277.7% 증가한 수치였다.

지난해 4분기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던 코스알엑스(COSRX)가 자회사 편입 효과를 뚜렷하게 나타내기 시작한 점도 주효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9월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를 취득한 바 있다. 당시 잔여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콜옵션)을 부여받았고 이후 해당 콜옵션을 행사로 코스알엑스 지분 93.2%를 보유한 상태다.

당초 업계는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가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실적부터 본격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예상이 적중했다. 코스알엑스는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를 위주로 유통하며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해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사업 실적이 완연한 성장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생활용품(HDB) 및 음료(Refreshment) 사업에 발목이 잡혔다. HDB 사업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5626억원, 영업이익은 11.8% 줄어든 412억원을 기록했다. HDB사업은 지난해 북미 사업 재정비 과정에서 매출이 줄었고, 고정비 부담도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했다.

음료 사업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5004억원, 영업이익은 27.5% 감소한 535억원을 기록했다. 내수 경기 부진으로 음료 소비가 둔화한 데다 원부자재 단가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이 줄었다.

양사 모두 향후 지속적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국가별로 지향하고 있는 공략법에는 다소 차이가 난다. 일단 북미시장에 대해서는 북미지역 전용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드럭스토어, 대형마트 등 현지 채널 입점을 지속 확대하는 등 로드맵이 비슷하다.

다만 ‘중국 의존도’를 두고는 앞으로도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처럼 중국 비중을 계속해서 낮추고 북미와 중동·유럽·아프리카(EMEA) 지역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LG생활건강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리브랜딩을 진행했던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가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기에 올 3분기 현지 매출이 12.1%가량 상승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대표 브랜드 ‘더후’를 중심으로 한 중국시장 공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비중은 작지만 북미나 중동·유럽·아프리카(EMEA) 등 국가는 성장 잠재력이 크기에 양사 모두 공략을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수요 및 면세점 매출 회복이 따라오지 않으면 앞으로 실적 희비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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