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 [제공=신세계그룹]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 [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주)신세계 계열 분리를 선언했다. 10년 이상 지속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접고 정용진‧유경 남매가 각각 이마트‧신세계 독자 경영에 나선다.

다만 실제 계열 분리를 위해선 양사가 공동 보유한 SSG닷컴 지분 정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분이 어디로 갈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 온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의 계열 분리를 올해부터 시작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계열 분리를 통해 이마트부과 백화점부문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지분 변동 과정을 보면 지난 2016년에 정용진‧유경 남매가 서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면서 얽혀 있던 지분 구조를 정리한 바 있다. 당시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 지분 7.31%를 정유경 회장에게 넘기고 정유경 회장은 이마트 지분 2.52%를 정용진 회장에게 양도했다.

두 남매 모친인 이 총괄회장은 지난 2020년 두 남매에게 이마트·신세계 지분 8.22%를 각각 증여했다. 이로써 정용진·유경 남매는 각각 이마트, 신세계 최대 주주가 됐다.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6%,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 18.65%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두 남매의 ‘독립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상장사의 경우 상호 보유 지분이 3%(이마트·신세계) 미만, 비상장사(SSG닷컴)의 경우 상호 보유 지분이 10% 미만이어야 한다. 양사가 상호 보유 중인 SSG닷컴 지분 정리가 필수적인 셈이다. SSG닷컴은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 지분을 갖고 있다.

SSG닷컴 지분은 계열 분리 진행 과정에서 신세계가 보유 지분을 이마트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정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외형적으로 이마트의 자회사인 데다 사업적으로도 이마트와 얽혀있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 총괄회장의 지분 향방이다. 승계와 계열분리,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작업에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도 각각 정용진·유경 남매에게 상속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법적 계열 분리 절차를 보면 신세계그룹이 친족독립경영 신청을 한 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받는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상호 보유 지분 여부와 임원 겸임, 상호 채무 보증, 자금 대차, 과거 내부거래 제재 받은 사실 등을 살펴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있다면 (이 총괄회장) 지분이 문제가 되지만, 집안 분위기 자체가 우호적이라서 당장 지분 정리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유망한 기업을 M&A할 때 자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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