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이동하고 있다. [제공=연합]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이동하고 있다. [제공=연합]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미 외교 선봉장’이 됐다. 재계는 물론 정치권·행정부 등 국내 인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 만난 건 정 회장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정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세계그룹도 이른바 ‘트럼프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장남 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5박 6일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했다. 정 회장은 방미 일정 중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 식사를 하면서 약 15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식사 회동은 트럼프 주니어와 정 회장과의 개인적인 친분 덕분에 이뤄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수년 전부터 친분을 이어왔고 이번 방문도 그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정 회장은 미국 체류 기간 트럼프 주니어 소개로 많은 현지 인사들과 만나 사업 논의를 했고 트럼프 당선인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트럼프가(家)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향후 이마트의 미국 사업 확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미국에 ‘PK 리테일 홀딩스’를 세웠다. 미국 현지에서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굿푸드홀딩스’를 완전 자회사로 소유 중이다.

이마트가 2018년 인수한 굿푸드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 뉴 시즌 마켓, 메트로폴리탄 마켓, 뉴펀들 마켓, 레이지 에이커스 내추럴 마켓, 뉴프리 마켓 등 5개 식품 소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PK 리테일 홀딩스 산하에는 PKRE 인베스트먼트를 두고 PK부동산을 통해 투자 사업을 운영 중이다.

PK 리테일 홀딩스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6059억원으로 전년(1조4428억원) 대비 11.3%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69억원으로 전년(110억원)보다 159억원 증가했다. PK 리테일 홀딩스의 호실적은 이마트가 3분기 동안 달성한 누적 영업이익 1242억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올해 2월 PK 리테일 홀딩스 산하 투자법인으로 ‘퍼시픽 얼라이언스 벤처스’를 설립했다. 퍼시픽 얼라이언스 벤처스는 올해 상반기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베버리힐스는 정 회장이 최근 고급 주택을 구입한 지역이다.

지난 8월에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월마트 등에 공간 활용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버틀러’에도 투자했다. 퍼시픽 얼라이언스 벤처스는 지속적으로 현지 유망 기업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업도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 법인 설립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위스퍼펙션’, ‘뽀아레’ 등 자사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베어미네랄과 국내 유통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정 회장은 귀국 이후 ‘미국 사업 확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사업적인 이야기라서 여기서 말할 게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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