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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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3분기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급락한 영향이다. 다만 업계는 4분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3분기에 매출 17조657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창사 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으나 석유사업에서 영업손실 6166억원을 내며 결국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및 주요 화학제품의 스프레드 축소 등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액 8조8406억원, 영업손실 414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효과와 환율 하락 등 일회성 요인으로 정유 부문의 적자가 확대되면서 분기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도 올해 3분기 출 7조5898억원, 영업손실 2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GS칼텍스가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은 정유사 실적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급락한 영향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이다.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정유업계의 이익이 증가한다. 업계에서는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하지만 3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평균 배럴당 3.6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지난 1분기 평균(배럴당 7.3달러)에 대비 절반 수준까지 하락한 것이다. 지속되는 국제유가 하락세와 글로벌 산업 수요 둔화가 정제마진 하락의 원인이다.

다만 업계는 4분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유사 가동률 조정, 연말 항공유 및 겨울철 난방유 수요 증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정제마진은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되는 수요·공급 환경 속에서 아시아 정제마진 또한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며 "겨울 휴가와 계절성 요인으로 항공유와 난방유 등의 수요 확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도 점진적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유 부문의 적자폭 축소 영향으로 4분기 에쓰오일의 영업손익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을 전망한다"며 "유가의 추가 하락세는 제한적일 전망이고, 정제마진 역시 3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는 다시 적자전환 하겠으나 석유·화학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분기 발생한 재고 관련 손실과 역래깅 효과가 제거되는 데다 최근 정제마진·환율의 상승이 나타고 있다"며 화학 또한 전분기 재고 관련 손실 250억원이 제거되고 환율 상승 효과가 반영되며 소폭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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