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재무-생산 대표 '투톱 체제'…"실적 개선 총력" 

HD현대 정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오일뱅크가 3년만에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 재무 구조·생산 안정화에 나선다. 

이번 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실적 부진에 빠진 HD현대오일뱅크가 리더십 교체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과 현재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들은 향후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현 대표인 주영민 CEO는 내년부터 비상근 자문역으로 활동하게 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공동대표 체제 전환은 2021년 강달호 전 부회장·주영민 사장 이후 3년 만이자,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이후 2번째다. 

HD현대오일뱅크 송명준 사장은 1969년생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에서 재무 및 사업기획을 담당하고, 현재 HD현대 재무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공동대표에 내정된 정임주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나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생산공정 및 기술 엔지니어로 근무한 바 있으며 현대케미칼 안전생산본부장을 거쳐 현재 HD현대오일뱅크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의 경영환경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정세의 변화, 유가 및 환율 변동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동대표 체제 도입이 리더십의 분산, 균형 잡힌 의사결정 등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높여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가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급변하는 업황에 대응할 생산 전략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 3분기 매출 7조5898억원, 영업손실 2681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3% 늘었으나, 정유 부문에서 2634억원의 손실을 내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또 누적 영업이익은 11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142억원)보다 82% 하락했다. 회사 재무 건전성의 경우 13조4683억원의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둔화와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이 실적 악화의 배경이 됐다. 

실제 미국과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석유 수요 부진과 OPEC+의 감산 완화 결정으로 올 3분기 국제유가는 전년동기(86.7달러)보다 하락한 78.3달러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9.5달러에서 3.5달러로 하락했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경영 운영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 코스모오일과의 합작사인 HD현대코스모 인수합병·업무협약을 체결, HD현대코스모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시장 시황에 따라 수익성 높은 제품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동대표체제로 운영됨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으로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에너지 산업 자체가 변동성이 큰 만큼, 공동대표체제를 통해 신속한 시장 대응과 유연한 전략 수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