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인. [제공=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2459_653681_421.png)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철강업계는 대미 무역장벽 강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산업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만큼 대통령 재임 시절 실시했던 관세와 철강 수입 쿼터 규제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과반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그는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부과 및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세금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마가(MAGA)' 운동을 정책 슬로건으로 내건 바 있다.
특히, 자국 산업 보호를 강조하며 대대적인 관세 부과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언해왔다. 한 대담 행사에선 최대 1000% 관세 부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철강업계에서도 '관세'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만약 철강 제품에 보편관세 10%가 부과되면 통상 환경에는 직격탄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의 안보 강화를 명목으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해 각각 25%,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은 관세 대신 쿼터 부과국이다. 연간 대미 수출 쿼터는 263만톤으로 이는 2015~2017년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향후 232조가 재산정되면 쿼터 부과국에 대한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특히, 232조 시행 이후 한국은 대미 철강 교역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규제 완화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가 당선됐지만 탈탄소 규제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철강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민주당 해리스 후보보다 트럼프 당선인이 기후변화 정책에 덜 민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대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기후 정책을 펴진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됐지만 탈탄소 정책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며 "어찌 됐건 규제는 '허들'인데 이미 만들어 놓은 규제를 없애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탄소무역장벽 이슈는 공화당에서도 법안이 제출됐고 트럼프 1기 시절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역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도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는 트럼프 재집권 이후 구체적인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으로 크진 않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략에 따라 앨러배마와 조지아주에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설립,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2기의 자동차, 철강, 기후 정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동국씨엠이 미국 수출 비중이 높다. 특히 컬러강판은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한다. 문제는 미국이 수익성이 높은 전략 시장인데 이번 대선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동국제강그룹은 수익성이 높고 북미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건축용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 가전용 프리미엄 컬러강판 '앱스틸' 등의 판매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의 정책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어떤 정책이 나오든 한 업체에서 대응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같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